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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임시휴전 합의 걷어찬 푸틴 “서방의 제재는 선전포고”…장기전 가나

등록 2022-03-06 15:20수정 2022-03-06 21:53

러-우크라, 민간인 대피 임시휴전 합의 깨져
마리우폴 시장 “물·전기 없고 시신 수습도 못해”
“6일 오후(한국시각 오후 7시) 민간인 대피 재개”
푸틴 “우크라, 요구 거부하면 국가성 위험해져”
“러 지상군 우크라 투입…소모전 들어갈 것”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의 한 병원 유리창이 지난 3일 포격으로 깨져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의 한 병원 유리창이 지난 3일 포격으로 깨져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대피를 위해 지난 5일(현지시각) 임시 휴전하기로 합의했으나 즉각 지켜지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는 “선전포고”에 가깝다면서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대치가 길어지면서 장기전에 접어드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인구 40만 도시인 마리우폴의 바딤 보이첸코 시장은 5일 “닷새 연속 전기가 끊겨 난방도 안 되고 물도 전혀 없다. 시신을 수습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인도주의 통로를 끊고 생필품, 의료 용품, 심지어 유아 식품까지 보급을 차단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지난 3일 2차 회담에서 마리우폴과 볼노바하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기 위해 임시 휴전에 합의했으나, 총성은 계속되고 35만명으로 예상됐던 민간인 대피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합의에 따라 5일 오전부터 휴전한다고 선언했으나, 오후에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어서 단 한 명의 민간인도 대피 통로로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재개했다. 하지만 마리우폴 시의회는 “러시아군이 우리 도시와 주변 지역에 폭격을 계속 가하고 있어 시민들의 대피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6일 낮 12시(한국시각 오후 7시)부터 9시간 동안 민간인 대피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러시아군은 지난 3일 항구도시 헤르손을 장악하는 등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북부에서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지만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향한 포위망을 서서히 좁혀가고 있다. 키이우 지역행정청장인 올렉시 쿨레바는 6일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 북서쪽 약 50㎞에 위치한 보로디얀카가 러시아군 통제로 넘어갔다며 “거의 완전히 파괴됐다. 물도 전기도 없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 “러시아군의 로켓이 비니차의 민간 공항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비니차는 우크라이나 중서부에 위치한 인구 37만의 도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위치한 제2 도시 하르키우와 수미 등 다른 도시들의 민간인 지역에도 5일 공격을 계속했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에서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을 지난 4일 장악한 데 이어 두 번째로 큰 원전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 상원의원들과 화상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남부에 있는 미콜라이우주 유즈노우크라인스크에 있는 원전이 러시아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원전에 32㎞까지 접근했다. 위험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원전이 전체 발전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원전을 러시아군이 장악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과 우크라이나를 향해 위협적 발언을 내놨다. 그는 ‘국제 여성의 날’(8일)을 앞두고 5일 자국 항공사 여승무원들과 한 면담에서, 무장해제와 중립화 요구를 거부하는 젤렌스키 정권을 겨냥해 “우크라이나 국가성의 향후 존재를 위태롭게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들은 선전포고와 비슷하다”고 말해, 강력 맞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우크라이나 작전은 (러시아) 총참모부가 설정한 계획과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무기고, 군용기, 방공미사일 시스템 등 군사 인프라 제거 작업을 “거의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자금, 인도주의적 구호품 등을 지원해온 서방도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폴란드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유럽 국가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쳐 연료와 탄약, 식량 부족에 시달리면서 전쟁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한층 강해지고 있다. 영국의 외교안보분야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지상전 담당 선임연구원 벤 배리 준장은 영국 <더 타임스>에 “러시아가 지상군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한 걸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제 소모전으로 접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6일 “지난 열흘 동안 150만명 넘는 난민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인접 국가들로 갔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빠른 난민 증가 위기”라고 밝혔다.

황준범 기자, 김소연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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