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하고 있는 러시아 군이 1일 도심의 텔레비전 탑을 미사일로 공격해, 큰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이 공격으로 5명이 숨졌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겨냥한 전력을 강화한 뒤 공세를 재개해,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고비로 접어들고 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사기가 저하되고 보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며, 키예프 공세가 교착상태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은 개전 엿새째인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한 공세를 강화해, 도심의 텔레비전 탑을 미사일로 공격해 5명을 숨지게 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이 공격으로 키예프의 일부 방송이 중단됐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러시아에 대한 정보 공격을 억제하려고” 키이우의 기술 기반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 키예프 시민들에게 경고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그 인근의 시민들에게 공격을 피해서 떠나라고 경고했다. 국방부 대변인이 밝힌 공격 대상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우크라이나보안국(SBU)과 군의 심리작전부대의 시설들이나, 민간이 운영하는 텔레비전 탑은 포함되지 않았다. 공격받은 탑은 2차대전 때 3만3천명이나 집단학살당한 유대인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관 옆에 위치하고 있다.
이날 공세에 앞서 러시아군은 키이우 외곽에 길이 60㎞가 넘는 전력을 구축했었다. 장갑차, 탱크, 수송 트럭 등으로 구성된 이 전력 대열은 키이우 외곽 26㎞에서부터 벨라루스 국경쪽으로 64㎞나 늘어서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 이 대열은 키이우로 서서히 여전히 진군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 외에도 두번째 도시인 동부의 하르키우, 남부의 주요 도시인 오데사와 마리우폴에 대해서도 공세를 펼쳤다. 러시아군은 이 도시들의 외곽을 점령했으나, 도시 전체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며 항전하고 있다.
인구 150만명의 하르키우 도심의 자유광장의 소련 시절 행정청사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서, 적어도 6명이 숨졌다. 공격받은 자유광장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도심 광장이다.
키이우를 향하는 러시아군의 거대한 전력 행렬은 이번 전쟁이 교착상태로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서방 정보 관리들은 평가했다. 이 행렬은 우크라이나 군에게는 “살찐 먹잇감”이 될 수 있으나,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공중공격이나 미사일 공격을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력을 이렇게 공중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이틀 동안 인구가 조밀한 도시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습 및 포격이 증가하는 목격된다고 평가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전술을 바꿀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체첸이나 시리아에서 모스크바의 전략은 도시를 박살내고 상대방 전투인원들의 사기를 분쇄하기 위해서 막강한 포격 및 공습에 의존했었다.
미 국방부의 당국자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은 사기와 보급이 떨어져 곤란을 겪고 있다면서도, 이에 대처하는 작전 정비 가능성을 예상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 군 작전이 계획보다도 훨씬 느리고 보급난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군 우크라이나에서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했고, 주요 공격 대상인 2대도시 하르우나 마리우폴도 아직 점령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연료가 바닥난 행렬을 여러군데에서 보고 있다”며 “그들은 지금 식량도 바닥나고 있다”며 징집된 러시아군 병사 사이에서 사기 저하 징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방부 당국자는 “그들은 군대를 재편하면서 전술을 조정하고 변화시킬 것”이라며 “현재 직면한 과제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