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7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크렘린궁 제공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중대한 기로에 들어서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7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향후 며칠간이 우크라이나 위기에 결정적이라는데 합의하고 외교적 해결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튿날인 8일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다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기로 했다. 모스크바와 키예프를 오가는 마크롱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성과를 거둘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향후 며칠은 결정적일 것이고, 우리는 함께 강도 높은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며 “쉽지는 않겠지만, 다함께 결과를 얻어낼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 접촉을 늘리는 것이 결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회담에서 일부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수많은 그의 생각들과 제안들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우리의 진전된 공동 조처들의 기초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가 제기한 안보 우려 사안들을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면서 그에 대한 서구의 대답을 계속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의 안보 우려 사안들을 그냥 지나쳐 버려, 마치 우리가 이런 질문들을 제기하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이라면서도 “이것이 대화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대답과 비전을 만들어서, 워싱턴과 브뤼셀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러시아와 프랑스 간의 회담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위기가 시작된 뒤 러시아와 서구 정상 사이에 이뤄진 첫 대면회담이다. 두 정상은 이날 저녁 식사를 겸해 6시간 동안 회담했다. 이어, 자정을 넘겨서 공동 기자회견을 여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합의점 도출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워싱턴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두 나라가 취할 공동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외교적 해결 노력을 지속하겠다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잇는 새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가 개통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유지할 것이며, 이것이 최선의 해법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우리는 러시아와 대화를 계속하는 데에 준비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만약 러시아 탱크가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노르트스트림2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내가 장담한다”고 강조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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