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영국 외무부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 수립 기도”

등록 2022-01-23 14:47수정 2022-01-23 20:15

러시아 지지 인물로 무라예프 전 의원 지목
무라예프, “멍청하고 터무니 없는 주장”
독일 해군 지휘관은 푸틴 두둔하다 사퇴
독일,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안해”
미국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22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주권 옹호 시위에서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참가했다. 프라하/AP 연합뉴스
미국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22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주권 옹호 시위에서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참가했다. 프라하/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유럽과 러시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부를 세우려고 러시아가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외무부는 22일(현지시각) 성명을 발표해 “러시아가 친러시아 지도자를 키에프에 앉히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구체적으로 예브게니 무라예프(45) 전 의원을 러시아가 선호하는 지도자 후보로 지목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실명까지 거론한 영국 외무부의 성명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영국 외무부는 또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다른 정치인들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4명을 거론했다. 이들은 2014년 총리 대행을 맡은 바 있는 세르기니 아르부조프,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드리 클루예프, 미콜라 아자로프 전 총리, 국가안보·국방회의 사무차장 출신의 블라디미르 시브코비치다. 시브코비치는 지난 20일 미국 재무부로부터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한 혐의로 제재를 받았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오늘 공개된 정보는 우크라이나를 전복하려는 러시아의 활동 범위를 보여준다”며 “러시아는 긴장을 낮추고 침략과 허위정보 유포 작전을 중단하는 한편 외교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자세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2012년 의원으로 처음 당선되고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무라예프는 2018년 ‘나시’라는 당을 창당했다. 그는 이듬해 이 당을 이끌고 총선에 나섰으나 정당 득표율이 5%에 미달하면서 의원 자리를 잃었다. 방송 소유주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12월 실시된 2024년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6.3%로 7위를 기록한 바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무라예프는 영국 외무부의 주장을 “멍청하고 터무니 없는 소리”로 일축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무라예프는 “4년 동안 러시아로부터 제재를 당하고 있고 러시아에 있는 아버지의 재산이 동결된 상황”이라며 “이런 처지의 사람으로서, 외무부의 주장에 뭐라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또다른 독립 방송 채널을 폐쇄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에밀리 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런 종류의 음모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주권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 외무부의 발표가 “허위 정보”라며 “영국은 도발 행위를 멈추고 터무니없는 주장 유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독일 해군 최고 지휘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자 사퇴하는 등 독일에서는 대러시아 대응을 놓고 불협화음이 빚어졌다. 카이하임 쇤바흐 독일 해군 중장은 2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푸틴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존중받는 것”이라며 “그가 요구하는 대로 존중해주는 건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병합한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에 대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쏟아지자 그는 22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독일 국방부 대변인은 쇤바흐의 발언이 독일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당분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기로 하는 등 무기 공급을 시작한 미국·영국과 거리를 뒀다. 크리스틴 람브레흐트 국방부 장관은 주간지 <벨트 암 존타크> 인터뷰에서 “우리는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해야 하며, 이런 측면에서 무기를 공급하는 건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도 분쟁 지역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은 것이 독일의 정책임을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을 내어 “우리는 (독일 대사를 불러) 방어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겠다는 독일 정부의 입장에 깊은 실망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쇤바흐의 크림 반도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