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폭설까지 겹쳐 27일(현지시각) 항공기가 무더기로 운항 취소된 미국 시애틀-터코마 공항에서 승객들이 탑승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시애틀/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로 빚어진 미국과 중국 등의 성탄절 연휴 기간 ‘항공기 취소 대란’이 27일(현지시각)로 나흘째 이어졌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7일에도 미국의 운항 취소 항공기가 1000편에 달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성탄절 전날인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미국의 항공기 운항 취소 건수는 이날까지 4천건을 넘어섰다고 통신은 전했다.
많은 항공기 승무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감염자가 접촉하면서 시작된 항공 대란은 미국 북서부 지역의 폭설로 더욱 길어졌다. 시애틀-터코마 공항을 거점으로 삼은 알래스카항공이 폭설로 인해 이날 전체 운항 계획의 20%인 137편을 취소했다. 유나이티드항공도 이날 115편의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고, 델타항공은 200편 이상을 운항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중국에서도 항공기 운항 취소가 이어지면서 두 나라에서 이날 취소된 항공편이 2200편을 넘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중국 동방항공이 이날 420편 이상의 운항을 취소했고, 중국항공도 190편을 운항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항공기 취소 규모가 가장 큰 공항은 베이징과 상하이 공항이었다. 두 지역 공항에서 이날 취소된 항공편은 300편 가량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닷새째 도시 전체가 봉쇄된 시안에서도 봉쇄 여파로 항공기 운항이 많이 취소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성탄절 휴가 기간의 항공 대란에는 많은 항공사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원 감축에 나선 뒤 새로 인원을 충원하지 못한 점도 큰 몫을 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여행산업 분석 기업 오에이지(OAG)의 존 그랜트 선임 분석가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기에 항공업계를 떠난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전문·기술 인력 공백을 메우는 문제는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전부터 항공업계의 큰 과제였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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