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늘면서 ‘중대 사건’이 선포된 영국 런던의 한 식당이 18일(현지시각) 텅 비어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1.5~3일에 두배씩 늘고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네덜란드가 다시 봉쇄에 들어가는 등 각국이 연말을 앞두고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18일(현지시각)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19일부터 내년 1월14일까지 식당, 미장원, 박물관, 체력단련 시설 등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모든 학교도 내년 1월9일까지 문을 닫고, 실내외 모임도 2명으로 제한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뤼터 총리는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면서 5차 대유행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이날 하루 오미크론 감염자가 1만명 늘어나는 등 오미크론 지역 감염이 빠르게 늘고 있다. 보건안전청은 영국의 오미크론 감염자가 17일 저녁까지 2만496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에 감염돼 사망한 이는 7명, 입원 환자는 85명으로 집계됐다. 영국의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일 9만418명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날 런던 전역에 대해 ‘중대 사건’을 선포했다. 중대 사건은 지역 당국이나 보건 서비스 등이 특별한 조처에 들어가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을 뜻한다. 칸 시장은 병원 입원이 늘고 있는데, 보건 종사자는 갈수록 부족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주에서 18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1900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상황도 나빠지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뉴욕시의 브로드웨이 공연장, 식당 등이 잇따라 문을 닫는 등 지난해 초 뉴욕을 강타했던 봉쇄 조처를 연상시키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 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의 일주일 평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17일 현재 12만5838명으로, 2주 전보다 20% 이상 늘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현재 델타 변이가 급증하는 와중에 어깨 너머로 오미크론 변이가 몰려오는 걸 목격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독일은 영국을 코로나19 고위험 국가로 지정해 20일부터 영국에서 오는 입국자에게 2주간의 격리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 전체 확진자의 20% 수준이 오미크론 감염자인 덴마크 정부도 상점 방문객 수를 제안하고, 극장 등 여가 시설을 폐쇄하는 등의 추가 방역 조처에 대한 의회 승인을 요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정부도 새해 맞이 행사를 모두 금지시키는 한편 1월부터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술집이나 식당을 출입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된 이들은 식당 등의 출입에 제한이 없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된 나라가 18일 현재 89개국으로 늘었다며 오미크론이 1.5~3일에 두배씩 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기구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에서도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오미크론이 백신 접종으로 확보된 면역 체계를 회피하기 때문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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