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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스위스 ‘백신패스 법’ 가결…국민투표 찬성 62%

등록 2021-11-29 09:52수정 2021-11-29 15:55

스위스 시민들이 28일 베른의 국회 의사당 앞에서 백신패스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스페인 인기 드라마 ‘종이의 집’에 등장하는 가면을 썼다. 베른/EPA 연합뉴스
스위스 시민들이 28일 베른의 국회 의사당 앞에서 백신패스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스페인 인기 드라마 ‘종이의 집’에 등장하는 가면을 썼다. 베른/EPA 연합뉴스

스위스 국민이 28일(현지시각)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특별 인증을 받은 사람들만 공공 행사와 집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60% 넘게 찬성했다. 이번 투표는 평소 투표율보다 20%포인트 정도 높을 정도로 큰 관심 속에 치러졌다.

<가디언>은 이날 스위스 연방정부의 ‘백신패스 관련 법’이 국민투표에서 62.01%의 찬성을 얻었다고 전했다. 스위스는 지난 3월 백신패스 법안을 마련해 9월부터 실시했으나, 일부 시민과 산업계 등이 반대 시위를 하는 등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투표율은 65.7%로, 스위스의 국민투표 가운데 이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다. 스위스는 1년에 평균 4차례 국민 직접투표로 원전 문제 등 여러 정치·사회적 쟁점을 결정하며, 투표율은 보통 50%를 넘지 않는다. 최근 스위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고,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투표가 실시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회와 투표소 주변에는 백신 반대론자 등 법안 도입에 반대하는 이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스위스 시민단체인 ‘헌법의 친구들’의 미셸 케일러 대변인은 “이 법안은 시민들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며 “민주주의에 극도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침착한 토론 풍토 속에 몇 달에 한 번씩 국민투표를 하는 스위스에서 이번 투표를 둘러싸고 치솟은 긴장감은 충격으로 다가온다”고 평했다.

이번 국민투표는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정책의 문제에 대한 여론의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등은 백신패스 실시를 놓고 백신 반대론자 등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은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위스 인구의 약 67%가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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