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다카의 현재 모습(왼쪽)과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3도 이상 상승할 경우에 해수면 상승으로 이 도시가 물에 잠긴 모습. 기후중심 제공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세계 주요 연안도시들은 어떻게 될까. 기후변화 연구단체가 물에 잠긴 도시들의 처참한 모습을 공개했다.
기후변화 연구 단체인 ‘기후중심’은 전세계의 50개 주요 연안 도시들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지 않으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시엔엔>(CNN)이 12일 보도했다. 이 연구소는 산업화 이전 시기에 비해 지구 평균온도가 3℃ 상승할 경우,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긴 모습을 보여주는 가상 사진을 발표했다. 이 사진들은 미국 프린스턴대, 독일 포츠담기후충격연구소와 함께 제작됐다.
현재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2℃ 상승한 상태이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이 1.5℃ 이하로 억제되지 않으면, 지구의 여러 지역이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게 된다고 기후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현재 가장 낙관적인 예측은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방출이 억제돼 2050년께 0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지구 평균온도는 1.5℃라는 ‘마지노선’을 일단 넘은 뒤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보다 덜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방출이 2050년까지 계속 상승해 지구 평균온도가 2060년대나 2070년대에 3℃ 이상 올라가는 것이다. 이 경우 해수면은 정점에 오르기까지 수십년동안 상승한다.
기후중심의 연구자들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영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된다. 태평양에 산재하는 작은 섬나라 국가들의 육지는 사실상 상실된다. 가장 피해가 큰 10개 지역 중 8개 지역이 아시아에 있다. 평균온도 섭씨 3℃가 오르면, 약 6억명의 인구가 침수 피해를 입는다.
중국·인도·베트만·인도네시아가 해수면 상승으로 장기적으로 피해를 입게 될 5대 국가에 속하는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 나라들은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석탄 사용을 더 늘이고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지난 9월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지구의 잔존 석유의 60%, 잔존 천연가스의 90%가 2050년까지 채굴되지 않아야만 지구 평균온도가 1.5℃ 이하로 억제될 수 있다.
기후중심은 온실가스 방출이 억제된다 해도, 약 3억8500만명이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될 지역에 살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온도 상승이 1.5℃로 억제되면 약 5억1천만명, 3℃이면, 8억명의 인구가 피해를 본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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