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백신 접종 완료 뒤 6개월동안 병원 입원 위험을 막아주는 데 높은 효능을 보였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 6개월 동안엔 돌파 감염이 되더라도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중증을 막아주는 효능이 90%에 이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카이저 퍼머넨테’ 병원과 화이자의 연구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8월까지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한 343만명의 자료를 분석해, 접종 뒤 6개월까지 백신이 강력한 효능을 발휘한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동료 평가를 거쳐 영국의 의학 전문 학술지 <랜싯>을 통해 이날 발표됐다.
연구팀은 화이자 백신 2회 접종 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주는 효능은 73%,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를 방지해주는 효능은 90%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백신의 효능은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과 비교해 얼마나 감염·입원 비율이 낮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백신 접종 한 달 뒤 바이러스 감염 방지 효능은 88%로 나타났으며, 이로부터 5개월 뒤에는 47%로 떨어졌다. 델타 변이의 경우, 한 달 뒤 효능이 93%였다가 이로부터 4개월 뒤에는 53%를 보였다. 다른 변이의 경우, 첫 달과 이로부터 4~5개월 뒤 효능이 각각 97%와 67%로 좀더 높았다.
연구팀은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증상이 심각해져서 병원에 입원하는 걸 막아주는 효능은 전 연령층에서 6개월동안 90% 이상으로 아주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는 전체 조사 대상자의 5.4%(18만4041명)였으며, 감염자 가운데 6.6%(1만2130명, 전체의 0.3%)가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카이저 병원의 세라 타토프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백신이 코로나19 대유행을 통제하는 데 아주 중요한 도구라는 걸 확인해준다”며 “델타 변이도 백신의 보호 기능을 회피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백신 효능이 접종 완료 6개월 이후에는 점차 줄어든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이스라엘 보건부의 잠정 분석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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