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염병 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박사가 3일(현지시각) 먹는 바이러스 억제제가 나와도 백신 접종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머크와 리지백 바이오세라퓨틱스의 먹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제가 병원 입원 위험을 떨어뜨린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가운데 미국 전염병 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박사가 이 약이 나오더라도 백신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3일(현지시각)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치료제가 승인되면 백신이 불필요하냐’는 질문에 “분명히 아니다. ‘이제는 약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잘못된 얘기”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것임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병원 입원 환자와 사망자들을 보면,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많은 사망자들이 백신을 맞았다면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일 미 제약사 머크는 먹는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를 775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병원 입원 가능성이 이 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5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가 나오자, 머크의 주가는 급등한 반면 백신 제조 회사인 화이자와 모더나의 주가는 떨어진 바 있다.
전문가들은 먹는 바이러스 억제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부진한 나라들, 특히 저소득국가의 코로나19 대응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 약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초기 환자들의 증상 발생을 막기 위한 것이며, 백신은 항체를 형성시켜 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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