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13일(현지시각) 12∼15살 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을 1회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12살 이상에 대한 백신 접종을 먼저 시작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청소년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영국이 논란 끝에 12~15살 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잉글랜드 등 4개 지역을 책임지는 최고 의료 책임자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백신 접종 대상을 12~15살까지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학교 내 감염을 줄이고 학생들이 학교 출석을 계속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크리스 휘티 잉글랜드 최고 의료 책임자도 기자회견을 열어 “(백신 접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교육 차질을 피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는 화이자 백신이 1회 접종되며, 잉글랜드의 경우 다음주부터 학교별로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 접종을 실시할 것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는 별도의 접종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보건부 자문기구인 ‘백신 접종·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건강한 청소년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지 않으며 백신 접종의 이득이 미미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최종 결정을 위해서는 다른 요소들도 함께 검토할 것을 권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팀은 남자 청소년들이 백신을 2회 맞았다가 심근염에 걸릴 위험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할 위험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낸 바 있다고 일간 <가디언>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연구팀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한 12~17살 청소년의 이상반응 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12~15살 남성이 심근염에 걸릴 확률이 100만명당 162.2건, 16~17살은 94건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는 이 확률이 100만명당 13건 정도였다. 남자 청소년의 심근염 위험은 건강한 미국 청소년이 앞으로 120일 안에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할 확률(100만명당 44건)보다 높은 것이다. 다만, 이 연구는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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