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제약 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스칼 소리오 최고경영자. 아스트라제네카 누리집 갈무리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각) 현 시점에서 굳이 영국인 모두에게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실시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소리오 최고경영자는 이날 일간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백신을 세번째 접종하면 항체의 수준이 두번 맞았을 때보다 6배까지 높아지지만, 임상적으로는 추가접종이 필요한지 여부를 아직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임상 시험 결과,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이후 45주 동안 바이러스에 대한 강한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영국·스웨덴 합작 기업인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미국의 화이자와 모더나보다 더 싼 값으로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소리오 최고경영자는 이어 “추가접종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할 수도,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필요하지 않은 추가 접종을 위해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를 동원하는 것은 올 겨울에 불필요한 부담을 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 병원을 운영·관리하는 국가보건서비스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지면 “암 검진을 비롯한 다른 의료 활동에 필요한 자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3월 영국에서 처음으로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이들의 6개월 뒤 면역 반응 자료가 몇 주 뒤 나올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상황을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보건부의 자문기구인 ‘백신 접종·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사우샘프턴 종합병원이 7가지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추가접종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결과는 이번 주중에 나올 예정이며, 이로부터 며칠 뒤 추가접종 실시 여부에 대한 결정도 내려질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8월 겨울철 전에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게 추가접종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며, 공동위원회의 최종 권고가 나오면 곧 접종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인구는 16살 이상자의 80%인 4353만여명이다.
이스라엘은 현재 12살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추가접종을 실시하고 있고, 미국 등 많은 나라들도 추가접종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저개발국에 백신을 더 많이 보급하기 위해 부자나라들에 추가접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