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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기후변화로 동물들 모습이 바뀐다”

등록 2021-09-08 11:04수정 2021-09-09 02:31

‘생태와 진화 동향’ 발표 연구 논문
“온난화 적응 위해 부리와 꼬리 커져”
“체온 조절로 생존하려는 진화 과정”
“모든 종이 적응해 살아남을지 불확실”
부리가 커진 것으로 조사된 오스트레일리아의 강강유황앵무.
부리가 커진 것으로 조사된 오스트레일리아의 강강유황앵무.
기후변화로 동물들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온혈동물들이 기온 상승에 적응하기 위해 변형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과학 저널 <생태와 진화 동향>에 발표됐다고 7일 보도했다. 주로 부리, 다리, 귀가 커지는 모습이 관찰됐다는 내용이다.

몸이 과열되면 주로 새는 부리, 포유류는 귀를 통해 열을 방출한다. 털로 덮이지 않은 부위가 열 방출에 용이하기 때문인데, 털이 적은 꼬리나 다리도 열 방출에 이용된다. 열 조절에 실패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따뜻한 지역에 사는 동물들은 부리나 귀가 큰 경향이 있다. 온난화로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으며 특히 조류에서 변형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이번 논문을 통한 연구진의 결론이다. 실제, 오스트레일리아 앵무새 종 여럿은 1871년 이후 부리 크기가 4~10% 커졌다. 북미 검은눈방울새의 부리도 커졌다.

포유류에서도 변형이 발견됐다. 숲쥐의 꼬리 길이가 늘고, 뾰족뒤쥐 종 가운데서도 꼬리와 다리 길이가 늘어난 게 확인됐다. 따뜻한 지방에 사는 박쥐의 날개도 확대됐다.

이번 논문은 온난화가 심화될수록 동물들의 모습이 더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기후변화와 관련된 온도 상승은 동물들의 체온 조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연구에 참여한 오스트레일리아 디킨대의 조류학자 세라 라이딩 교수는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일부 동물들의 신체 부위 확대는 10% 이내로 아주 적어, 바로 눈에 띄지는 않는다”면서도 “귀 같은 부위가 계속 커진다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덤보’를 실제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덤보’는 몸통보다 큰 귀를 지닌 코끼리가 주인공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다.

라이딩 교수는 “주류 미디어는 기후변화에 대해 ‘인류가 극복할 수 있나’, ‘무슨 기술로 해결할 수 있나’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제는 (인류가 아닌) 동물들도 이 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이런 변화는 지금까지 진화의 대부분의 시간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또 “모습 변형은 동물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해 잘살고 있다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모든 종들이 변화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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