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19 백신의 면역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미 당국에 3차 접종(부스터샷)을 허가해줄 것을 다음달 요청하겠다고 8일(현지시각) 밝혔다. 두 회사는 또 델타 변이에 더 효과적인 부스터샷 백신을 개발중이라고 공개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백신 2차 접종 뒤 최소 6개월 뒤 부스터샷을 접종한 경우 항체 수준이 5~10배에 이르는 것으로 실험 결과 나타났다며 이렇게 밝혔다. 두 회사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백신 3차 접종이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94%에 달했던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능이 델타 변이 확산 이후 64%로 떨어졌다는 지난 5일 이스라엘 보건부의 발표 또한 3차 접종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보건부 등에서 공개한 실제 상황의 증거들을 보면 백신 효과는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서 약해진다”며 “2차 접종 후 6∼12개월 안에 3차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부스터샷 접종이 허가될 경우에 대비해 백신 생산량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두 회사는 아울러 “(현재의 백신을) 3차 접종하면 델타를 포함한 모든 변이들에 가장 높은 수준의 예방 효과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방심하지 않고 ‘업데이트된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 당국이 승인하면 8월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보건 당국은 현재로서는 부스터샷이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향후 가능성을 열어놨다. 미 식품의약국(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는 공동성명을 내어 “완전 접종을 마친 미국인들은 지금으로서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없다”며 “식품의약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국립보건원은 부스터샷이 필요한지 또는 언제 필요한지를 고려하기 위해 과학 기반의 철저한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전 접종이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경우 2차까지 맞고 2주가 경과한 상태를 말한다.
이들 기관은 검토 과정에 실험실 자료와 임상시험 데이터 등이 들어간다며 “우리는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것을 과학이 보여준다면 부스터샷에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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