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와 류사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대북 대표가 6일 처음으로 통화를 하고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류사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날 통화했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류 대표는 쌍궤병진(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의 병행) 원칙을 거듭 밝히고, 단계적·동시적 원칙 아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강조했다. 류 대표는 “미국은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를 중시하고 남북 화해·협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성 김 대표는 “미국은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전념하고 있고, 가능한 한 빨리 북한과의 대화·접촉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김 대표는 또한 미국은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덧붙였다. 양쪽은 계속 소통하기로 했다.
네드 프라이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두 나라 대북 대표의 통화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따로 발표할 자료는 없다”고 대답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에게 미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는 등 이전에도 중국과 대북정책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미-중 대북 대표의 통화는 중국이 최근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과 잇따라 접촉하는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 지난 5월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리용남 중국 주재 북한 대사를 만났고, 지난달에는 류 대표가 러시아의 한반도 담당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통화했다. 류 대표는 같은달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통화하고, 장하성 주중한국대사를 만났다.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한국, 미국, 북한, 러시아 등 4개국과 접촉한 것으로,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커트 캠벨 미 백악관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머지 않아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연 화상 간담회에서 미-중 정상이 오는 10월 이탈리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이나 그 이전에 만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두 정상이 평가할 것이라고 본다”며 “내 예상은 우리가 너무 머지 않아 어떤 종류의 관여를 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중 정상의 관여를 검토한다면서 10월 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하나의 계기로 예시했다.
캠벨 조정관은 또 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 등 4개국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를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안에 워싱턴에서 열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워싱턴 베이징/황준범 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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