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축구팬들이 3일(현지시각) 잉글랜드와 우크라이나의 유로 2020 축구 경기를 앞두고 런던 거리로 몰려나왔다. 영국 정부는 19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거의 모두 해제할 계획이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기세가 여전한 가운데 영국 정부가 오는 19일부터 공공 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봉쇄 관련 규제 조처를 풀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이런 조처를 지난달부터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 감염자가 늘면서 시행을 연기한 바 있다. 오는 19일부터 적용될 새 지침은 5일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존슨 총리는 방역 완화 방침이 “어떻게 자유를 회복할지 제시할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주 동안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 장관은 이날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봉쇄 조처를 예정대로 해제하는 것은 영국의 복지를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봉쇄 조처가 가정 내 폭력을 유발하고 시민들의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로버트 젠릭 주택·공동체·지방정부 장관은 이날 한 방송에 나와 새 방역 지침은 공공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강제 조처를 모두 풀고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정부가 무엇을 할지 말하는 대신 개인들이 판단을 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한편, 야당인 노동당은 용납 가능한 중증 환자 수준과 치명률이 어느 정도인지부터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의 예비(섀도) 보건부 장관인 조너선 애슈워스 의원은 “환자가 늘고 정부가 아무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공영 보건 시스템이 압박을 받을 것이며 감염증이 다시 늘고 교육이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에서는 4일 2만424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6월 이후 감염자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신규 입원 환자는 지난해 8월의 4분의 1 수준인 400명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또 성인의 63%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영국 정부가 대부분의 규제를 풀겠지만, 자가 격리나 학교 관련 규정, 여행 제한 등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비시>가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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