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토크쇼 진행자와 출연자들이 아프가니스탄 문제와 관련해 "지금이 캐나다를 침공할 절호의 기회"라는 등 캐나다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캐나다통신(CP)을 비롯한 캐나다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미 방송사 폭스의 토크쇼 '레드 아이' 진행자인 코미디언 그렉 구트펠드는 전날 심야 방송에서 4명의 학자를 패널로 초청해 이웃인 캐나다를 질타하고 동맹국으로서의 캐나다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캐나다 육군참모총장 앤드류 레슬리 중장이 캐나다군은 2011년 아프간 파병 시한이 끝나면 1년간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을 특히 문제 삼으며 "캐나다 군인들은 손톱과 발톱 손질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구트펠드가 "캐나다 군대가 요가를 하고 풍경화를 그리며, 멋있는 카프리 바지를 입은채 해변을 달리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모양"이라고 비꼬자 패널리스트 한 명은 "난 캐나다군이 아프간에 파병돼 있는지 조차 몰랐다"고 응수했다.
구트펠드는 이어 "군대가 자리를 비운 그 시점이 이 웃기는 나라(캐나다)를 침공할 절호의 시기가 아니냐"고까지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캐나다 시민들은 격앙했으며, 캐나다 국방부는 "야비하고 혐오스런 발언"이라며 방송사 측에 정식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이 방송은 아프간에서 또 4명의 캐나다 병사가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방영돼 캐나다여론을 더욱 들끓게 했다. 탈레반의 본거지 남부 칸다하르에 주둔 중인 캐나다 군은 지난 4년 동안 116명이 전사해 아프간 파병 국가 중 가장 큰 인명 손실을 입고 있다. .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구트펠드는 자신의 토크쇼가 시사 뉴스를 풍자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하고, "용감한 캐나다 병사들과 그 가족들을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면서 "오해를 불러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또 폭스 뉴스도 별도 사과성명을 냈으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캐나다 언론은 전했다. (밴쿠버=연합뉴스)
또 폭스 뉴스도 별도 사과성명을 냈으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캐나다 언론은 전했다.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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