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여자 대학생 10명 가운데 9명 꼴로 학교 내에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8일 터키 일간지 라디칼이 보도했다.
세계 여성의 날인 이날 사카리아 대학에서 열린 `여성 문제 세미나'에서 세르필 아이타치 교수는 최근 울루다으 대학이 591명의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89.6%인 512명이 학교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이타치 교수는“여대생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가 충격적이긴 하지만 터키에서 대학 내 성희롱 문제는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로 그간 피해 학생들이 참거나 소극적인 방법으로 대처해 왔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라고 지적했다.
성희롱을 한 사람은 53%가 스쿨 버스 운전사, 경비원, 학교 직원들이었으며, 15.3%는 학교 내 남학생, 2.6%는 교수였다.
아이타치 교수는“대부분의 피해 학생들이 대학이라는 특수한 구조 속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학교 생활과 졸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피해 사례를 은폐하거나 무마시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대학교 내에 성희롱 고충 상담소 및 전담기구 설치가 필수적"이라며 학내 성희롱 예방 및 근절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캠퍼스 내 성희롱이나 성폭력 피해 범위를 여학생들에게만 국한시키지 않고 남학생, 교직원 및 교수들을 대상으로도 조사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통신원 inci7131@yna.co.kr (이스탄불=연합뉴스)
정은경 통신원 inci7131@yna.co.kr (이스탄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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