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서 50년 이상 교도소를 드나든 것으로 유명한 '할머니 도둑'이 83세의 나이에 또 다시 남의 집에 침입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일간 넵서버첵 등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샨도르네 코스토르 기젤라라는 이름의 이 노파는 전날 대낮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북서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코마롬의 한 주택에 침입했다가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샨도르네는 헝가리에서 가장 유명한 도둑이다. 그녀의 절도 전과 기록은 1950년대부터 시작, 반세기의 역사를 자랑한다.
무수히 많은 절도 행각으로 평생 동안 21차례 기소됐으며, 그녀가 받은 선고 형량은 40년이 넘는다. 조기석방과 특별사면 등으로 실제 복역한 기간 만도 20년을 꽉 채웠다.
부다페스트에 거주하는 샨도르네는 늘 헝가리의 지방 도시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현장을 떠나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곧장 부다페스트로 돌아오는 특징을 보여왔으며, 그래서 헝가리 경찰과 언론은 그녀를 '플라잉(flying) 기지(기젤라의 애칭)'라고 불러왔다.
최근 수년간 그녀는 철창 신세를 지지 않고 특이한 경력을 내세워 TV 토크쇼에도 출연하는 등 평온한 노년을 보내는 듯 했으나 결국 평생의 악습을 떨치지 못한 채 다시 쇠고랑을 찼다.
경찰은 조사 결과 그녀가 최근에는 지방 도시에서 물건을 훔친 뒤 비행기 대신 은퇴한 노인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차를 이용해온 것이 젊은 시절과 달라진 점이라고 밝혔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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