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가 현실 속에서 일어났다.
뉴질랜드 북섬 황가레이에 사는 크리스 오글(29)이라는 남자는 최근 온라인으로 들어가 미국 오클라호마 중고품 가게에서 MP3 플레이어를 18 달러 주고 사 컴퓨터에 접속했더니 그 속에 미국 군사기밀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고 26일 뉴질랜드 텔레비전 방송(TVNZ)에 밝혔다.
그는 그 속에 들어 있는 파일은 모두 60개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파견된 미국 병사들의 이름을 비롯한 신상 정보들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는 또 각 기지에 배치된 장비에 관한 정보와 임무 브리핑 내용 등도 들어 있었다면서 "그것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TVNZ도 이 MP3 플레이어에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들의 이름과 인적 사항등 신상명세를 비롯해 이라크 전투에 참가했던 병사들의 이름과 해외 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들의 숫자와 휴대전화 전화번호 등도 들어 있었다면서 이 들 가운데 몇 개 전화번호를 골라 전화를 걸자 아직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TVNZ은 번호가 붙어 있는 파일들에는 '여기에 포함된 내용의 공개는 미연방법으로 금지돼 있다'는 경고들도 모두 표시돼 있었다면서 각 기지에 배치된 장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병사들에 대한 개인적인 정보, 이를테면 누가 임신 중인지 여부 등도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의 피터 코젠스 전략문제연구소장은 군사 행동의 첫 번째 원칙 가운데 하나는 아군의 입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정보를 적에게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일은 부주의하기 짝이 없는 관리절차 때문에 생긴 것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TVNZ은 대부분의 파일의 날짜가 2005년으로 돼 있어 현재 미국의 국가안보를 크게 해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그러나 자신들이 만나본 전문가들은 그런 정보들로 인해 개개 병사들이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오글은 자신이 산 MP3 플레이어가 음악을 듣는데 사용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 국방부가 요청해온다면 그것을 되돌려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오글은 자신이 산 MP3 플레이어가 음악을 듣는데 사용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 국방부가 요청해온다면 그것을 되돌려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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