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서 곰이 물 위의 배로 뛰어 올라 낚시꾼을 공격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으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즉각 반격에 나서 그 곰을 때려 잡았다고 CBC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CBC에 따르면 지난 9일 저녁 몸무게가 136 kg이나 나가는 흑곰 한마리가 랜프루 항 근처에 있던 낚시 배로 접근, 낚시꾼을 공격했다. 곰은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주변의 동료 낚시꾼과 행인들에게 타살 당하는 순간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현장 목격자인 낚시 가이드 브루스 밀러(40) 씨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52세의 낚시꾼은 곰이 접근하자 자신이 잡은 연어를 노리고 있다고 판단, 연어들을 물 속으로 쏟아 버렸으나 곰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맹렬한 기세로 낚시꾼을 덮쳤다고 전했다.
밀러 씨는 그 순간 쇠 갈코리를 집어 들고 달려가 10여 차례나 곰을 향해 타격을 가했지만, 곰은 여전히 이 낚시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으며, 해머와 칼로 무장한 다른 사람들에 의해 숨이 완전히 끊길 때까지도 낚시꾼만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낚시꾼은 중상을 입은 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곰이 광범위하게 서식하는 B.C. 주에선 주택가에 나타나 주민 안전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사살당하는 곰 만 매년 평균 600마리 이상에 달한다.
일간지 밴쿠버 선은 "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이번처럼 배 위에 있는 사람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수사당국은 외견상 늙고 병든 것으로 보이는 이 곰이 낚시꾼을 공격한 정확한 원인을 규명 중이라고 전했다.
신상인 통신원 sanginshin@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신상인 통신원 sanginshin@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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