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전 실종된 4세 여아가 불륜에 빠진 할아버지와 엄마에 의해 살해됐다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자 이스라엘 시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2주일 전 이스라엘 내 각 신문의 1면에 어린 로즈의 실종 소식이 사진과 함께 게재된 뒤 귀여운 외모를 가진 이 여야의 행방은 이스라엘 국민의 최대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하지만 26일 공개된 경찰의 중간수사 발표에서 로즈는 할아버지인 로니 론(45)과 엄마인 마리 피삼(23)에 의해 피살된 뒤 여행용 가방에 담겨 강에 버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나자 시민들은 경악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스라엘인 남편 벤야민과 3년 전 텔아비브 인근 지역으로 이민을 온 프랑스 여성 피삼은 시아버지인 론과 눈이 맞아 바람이 났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남편 벤야민은 피삼과 이혼하고 아버지 론과는 의절한 뒤 로즈를 데리고 프랑스로 떠났다.
피삼은 론과의 사이에서 2명의 자녀를 낳아 키워오다가 지난해 로즈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프랑스에서 소송을 벌인 끝에 같은 해 12월 로즈를 이스라엘로 데려왔다.
하지만 히브리어를 모르는 데다 새 가정에 적응하지 못한 로즈는 할아버지 론의 학대를 받게 됐다.
론은 조사에서 지난 5월 로즈의 얼굴을 손으로 때렸는 데, 숨을 쉬지 않아 여행용 가방에 담아서 야르콘 강에 버렸다고 자백했지만 지금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론과 피삼을 체포해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로즈의 시신이 버려졌다는 강가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중간 수사결과를 공개하면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표현했고, 이스라엘의 일간 신문인 하레츠와 예루살렘포스트는 이 사건을 인터넷판 주요 기사로 올려 자세히 소개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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