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헬스클럽 배구장 농구장 사격장 등 갖춰
이란 수도 테헤란에 남성은 절대 출입할 수 없는 여성만을 위한 `금남(禁男)의 공원'이 12일 개장됐다.
`베헤시데 머다런'(어머니들의 낙원)으로 명명된 이 공원은 테헤란 북부 고지대에 20만㎡(약 6만여평)에 조성됐는데 자전거 전용도로, 헬스클럽, 배구장과 농구장, 사격장 등 체육 시설이 함께 들어섰다.
무엇보다도 이 곳의 특징은 여성만을 위한 공간인 만큼 이 공원 안에서는 여성들이 `히잡'(무슬림 여성이 머리에 쓰는 스카프)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
이란에선 종교법에 따라 여성이 외출할 때는 무슬림이 아닌 외국 여성까지도 히잡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따라서 이 곳은 실외에서 테헤란 여성들이 정부의 허가를 받고 히잡을 벗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셈이다.
이란 여성들은 또 최소한 엉덩이 부분을 덮는 옷을 입어야 하는데 이 공원에선 남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는 다면 핫팬츠 등 자유스러운 복장이 허용된다.
베헤시데 머다런 공원은 숲과 산으로 둘러싸여 어느 방향에서도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해 여성들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운동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하마드 바케르 칼리바프 테헤란 시장은 이날 개장 연설에서 "지금까지 남성 위주로 모든 사회 공공시설이 만들어진 탓에 여성들이 여가를 즐길 수 없어 정신ㆍ육체적 건강에 위협받았고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칼리바프 시장은 "앞으로 테헤란의 여성이 자신의 집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이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여가를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테헤란시 당국은 현재 테헤란 남부에 27만㎡의 부지에 베헤시데 머다런과 같은 여성 전용 공원을 공사중이며 서부에도 2곳을 추가로 공원을 만들 예정이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헐레(40) 씨는 "살을 빼려고 경보를 하고 싶었는데 앞으로 자유롭게 옷을 입고 운동을 할 수 있어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중동 국가에선 실내 헬스클럽조차 목욕탕처럼 대부분 남녀가 유별하게 운영되며 남녀가 섞여 운동을 할 경우 무슬림 여성은 히잡을 쓴 채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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