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0억개의 화학적 단위로 구성된 특정인의 완전한 유전자 지도가 부유층의 새로운 수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전에 국가 단위의 자금 지원이 있어야 가능했던 유전체 내 유전자 위치 파악 작업이 그동안의 기술 발달에 따라 '아주 비싼' 수준의 비용으로도 가능해지면서 남들과 다르게 돈을 쓰고 싶어하는 일부 부자들의 기호와 맞아들어가 이런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부자들을 상대로 개인 유전자 지도 작성을 해주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 노우미(Knome)사는 은퇴한 뒤 스위스에 살고 있던 루마니아 태생 사업가 댄 스토이세스쿠 씨와 35만달러(약 3억3천만원)를 받고 그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기로 계약했다.
노우미의 조지 콘드 최고경영자는 헤지펀드 운영자나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기업 경영진, 중동의 부호들로부터도 문의를 받고 있으며 제휴 관계에 있는 중국 생명공학기업을 통해 중국인 사업가로부터도 유전자 지도 작성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전자 지도 작성을 위해서는 46개의 염색체로 구성된 인간 유전체의 DNA 유전자 염기서열을 모두 분석해야 하며 개별 유전자의 염기서열이나 유전자의 위치 같은 정보들을 모두 모아야 하기 때문에 분석이 끝나면 엄청난 양의 자료가 생성된다.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종료될 때 한사람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는데 드는 비용은 3억달러로 추산됐다.
자신도 생명공학기업을 세워 부자가 된 스토이세스쿠 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 일 때문에 자신이 자기 만족만을 위하거나 이기적인 사람, 나아가 멍청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거액을 들인 유전자 지도 작성 의뢰를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을 위한 "일종의 후원으로 생각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지난해 노우미 사를 공동 창업한 생명공학자 조지 처치 박사는 자신이 하버드대학에서 연구할 때부터 부유층으로부터 자신의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종종 받았다며 "학문적으로는 일종의 외도일 수 있지만 사업이 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고 말했다.
노우미 이외에도 부자들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해 주겠다고 나선 회사들이 미국에서 속속 생겨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생명공학자들 사이에서도 거액을 받고 특정인의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주는 회사가 영업에 나서는 현상에 대해 '우월주의를 부추겨 유전공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의견과 '2천만달러짜리 우주여행처럼 과학기술 발전 및 대중화의 중간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노우미 이외에도 부자들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해 주겠다고 나선 회사들이 미국에서 속속 생겨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생명공학자들 사이에서도 거액을 받고 특정인의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주는 회사가 영업에 나서는 현상에 대해 '우월주의를 부추겨 유전공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의견과 '2천만달러짜리 우주여행처럼 과학기술 발전 및 대중화의 중간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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