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수컷 동물은 '동성 구애' 행동을 보인다는 재미 한인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한경안 교수와 이현관.김영조 연구원팀은 알코올 '남용' 수준에 해당하는 양의 에탄올을 초파리에게 매일 투여한 결과 수컷 초파리끼리 서로 활발하게 '구애'를 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한 교수팀은 만성적인 알코올 남용이 초파리의 성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파리에게 즉시 독성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사람에서 알코올중독자가 섭취하는 양에 해당하는 에탄올을 매일 초파리에 투여했다.
연구 결과 에탄올에 노출되지 않은 수컷 초파리가 암컷에게만 구애하는 것과 달리 '알콜 남용' 수컷 초파리들은 활발하게 수컷끼리 구애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또 알코올 노출이 계속 반복될수록 '동성 구애'가 더 많이 관찰됐다.
또 젊은 수컷보다는 상대적으로 늙은 수컷에서 알코올 노출에 따른 성적 이상 행동이 더 많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와 함께 유전자 조작 초파리를 이용해 같은 실험을 실시한 결과, 알코올 남용에 의한 '동성 구애'는 뇌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동성 구애'가 활발해지는 이유는 만성적인 알코올 남용이 성 자극을 증가시키고 성적 활동을 억제하는 기능은 약화시키기 때문으로 한 교수팀은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알코올 남용이 사람에게 미치는 또 다른 영향을 연구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 교수는 "앞으로 이러한 뇌내 신경 변화를 일으키는 분자생물학적 기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한 교수는 연세대를 졸업했으며 이현관, 김영조 연구원은 각각 전남대와 고려대를 나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연구 중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러스원(PLoS ONE)' 최신호에 소개됐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 교수는 "앞으로 이러한 뇌내 신경 변화를 일으키는 분자생물학적 기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한 교수는 연세대를 졸업했으며 이현관, 김영조 연구원은 각각 전남대와 고려대를 나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연구 중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러스원(PLoS ONE)' 최신호에 소개됐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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