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리스 힐튼 / 호텔 재벌인 배런 힐튼(80) 회장
할아버지 “재산 97% 재단에 기부”
호텔 재벌인 배런 힐튼(80) 회장이 26일 23억달러(약 2조1600억원)에 이르는 자신의 재산 가운데 97%를 콘래드 힐튼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재단 관계자들을 통해 밝혔다. 힐튼 회장은 발표와 함께 우선 12억달러를 기부하고, 자신이 죽은 뒤에 나머지를 기부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1차 기부금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힐튼호텔 지분 5%의 매각 대금이다.
이로써 콘래드 힐튼 재단의 자금 규모는 2배 가량 늘어나게 된다. 이 재단은 그의 아버지 콘래드가 1944년 만들었으며, 힐튼 가문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 60여년 동안 장애인 보조와 제3세계 식수 확보 등의 활동에 힘써왔다. 이 재단이 매년 시상하는 콘래드 힐튼 인도주의상은 세계 최대의 상금(1500만달러)을 자랑한다. 재단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배런 힐튼의 아들인 스티븐 힐튼은 이날 성명에서 “매우 자랑스럽고 고마운 일”이라며 “재단의 운영이 앞으로 확대될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호사가들의 관심은 온통 배런 힐튼의 손녀인 패리스 힐튼에 쏠려있다. 패리스에게는 항상 ‘호텔 상속녀’라는 별명이 따라다녔지만, 할아버지가 재산을 대부분 기부해버려 이제 별명마저 떼어내야 할 처지가 됐다.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패리스는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패리스가 지난 2003년 ‘파리에서의 하룻밤’이라는 포르노 동영상으로 유명해지고 음주운전 등으로 말썽쟁이 연예인이 되면서부터, 배런 힐튼이 그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는 설도 있다. <힐튼 가문, 콘래드에서 패리스까지>란 책을 쓴 제리 오펜하이머는 “배런 힐튼은 패리스가 힐튼 가문의 이름을 더럽혔다며 매우 분노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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