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 한 마리로 제한…아파트는 금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정부가 다른 사람을 위협하고 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로 내년부터 애완견을 밖으로 데리고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제정, 동물 애호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29일 두바이에서 많이 길러지는 애완견 16종을 선정, 내년 1월1일부터 주택지구, 쇼핑몰, 공공장소에 데리고 나오지 말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애완견을 압수하겠다고 밝혔다.
두바이 정부가 지목한 애완견 16종은 허스키, 아메리칸 핏 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포드샤이어 테리어, 올드 잉글리시 불 독 등 인기있는 품종이다.
이들 16종을 제외한 모든 개는 외출시 개 목줄과 함께 주둥이에 망을 씌워야 하고 애완견의 위협이나 공격으로 발생한 모든 손해는 주인이 배상해야 한다.
두바이 정부는 이날 낸 관보에서 "동물에서 병이 옮는 것을 방지하고 사람에 대한 위협의 우려가 있어 이들 16종을 공공장소에 데리고 나오는 것이 금지된다"며 "그간 시민의 불만이 많았었다" `애완견 금족령'의 이유를 설명했다.
두바이 정부 관계자는 또 현지 언론 `칼리즈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개인주택에 살 경우 한 가정에 애완견 한 마리만 허용하고 아파트 같은 공공주택에선 애완견을 키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정부의 방침에 대해 동물보호단체와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은 불보듯 뻔한 일.
동물보호단체인 `K9 프렌즈'는 29일 "정부의 방침에 놀라울 뿐"이라며 "왜 이들 16종이 금족령의 희생양이 됐는지 알고 싶다"고 반대했다.
이 단체는 "개는 잘 돌보지 않거나 개싸움이 횡행하는 곳에 있으면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이라며 "모든 개는 나름대로 존재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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