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거나 좋아하는 음악 CD를 틀던 운전자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이 생겼다. 일본에서 자동차가 지나가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멜로디 도로'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 멜로디 도로는 일본 홋카이도 산업연구소의 작품.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연구진은 과속이나 미끄럼 등을 방지하기 위한 도로턱이나 홈을 피아노 건반처럼, 차량 바퀴를 손가락처럼 활용해 `노래하는 도로'를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도로 표면 홈들의 깊이와 폭을 다양화하고 배치 간격도 조절해 마찰음을 다르게 함으로써 자동차가 그 위를 지나갈 때 음악이 흘러나오도록 했다. 특히 숙련된 운전자라면 선명한 곡조를 `연주'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일본에는 이런 멜로디 도로가 홋카이도와 도쿄 북서부 군마현, 오사카 남부 와카야마현 등 세 군데에 만들어졌으며, 이 가운데 한 도로에는 일본 유행가가 연주되는 구간도 있다.
신문은 자동차 속도가 시속 약 45km일 때 최적의 멜로디를 들을 수 있으며, 그보다 속도가 빨라지면 마치 `빨리감기'를 한 것 같은 소리가 흘러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멜로디 도로를 구경하기 위해 굳이 일본까지 갈 필요는 없을 듯 하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달 22일 노래하는 도로가 서울외곽순환도로에 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 방향 103.2㎞ 지점을 시속 100km로 달리면 차량 밑에서 들려오는 동요 `비행기'의 멜로디를 약 12초간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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