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오보(19·오른쪽)
‘암투병’ 치오보 결혼 3시간 뒤 숨져
오스트레일리아의 10대 여성이 암으로 목숨을 잃기 3시간 전 투병 중 만난 동료 환자와 결혼식을 올려 감동을 주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전설적인 수영선수 트레이시 위컴의 딸 해나 치오보(19·오른쪽)는 지난 2004년 희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이듬해 병원에서 만난 동료 암환자 톰 드리스콜과 연인이 되어 힘든 투병 기간 내내 서로에게 의지해왔다.
드리스콜이 지난해 암에서 완치된 반면, 치오보의 상태는 악화돼 암이 폐로 전이되기에 이르렀다. 애초 결혼식은 13일로 잡혀 있었으나, 치오보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자 이들은 1일 밤 병상에서 약식 결혼식을 올렸다. 치오보는 결혼식 3시간 뒤 눈을 감았다.
치오보는 생전에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아름다운 결혼식을 열고 싶어했다. 그래서 7일 브리즈번에서 열린 치오보의 장례식은 결혼식 피로연을 겸해 진행됐다. 들러리 6명에, 1천여명의 하객이 모인 행사에서 사람들은 검은 장례식용 옷 대신 화려한 파티 복장을 하고 있었다.
3시간 만에 부인을 잃은 남편 드리스콜은 “치오보는 결혼식을 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며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함께할 미래를 논의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8일 전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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