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해외토픽

죽음 문턱서 살아온 ‘운좋은’ 사나이

등록 2007-07-18 21:28

트로이 데이비스
트로이 데이비스
미 경관살해 혐의 흑인, 사형 하루 전 집행 연기
백인 경찰관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은 흑인이 집행을 하루 앞두고 증인들의 진술 번복 덕에 형집행을 보류받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국 조지아주 사면가석방위원회는 1991년 사형을 선고받은 트로이 데이비스(38·사진)의 형집행을 90일간 연기하기로 16일 밤 결정했다. 미국 언론들은 17일 저녁 7시에 독극물 주사로 형이 집행될 예정이던 데이비스는 이미 집행대기실로 옮겨진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저승 문턱까지 갔다가 되돌아온 데이비스는 89년 조지아주 사바나의 버거킹 주차장에서 싸움을 말리던 경찰관 마크 맥파일(당시 27)의 가슴에 총을 쏘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총을 비롯한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증인 9명을 내세워 현장 부근에 있던 그를 범인으로 단정했다.

그러나 증인들 가운데 7명이 경찰이 강압적 분위기 속에 그를 범인으로 몰아갔다며 증언을 뒤집으면서 사형 판결의 타당성이 뜨거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이들 중 일부는 데이비스가 “내가 범인”이라고 떠드는 것을 들었다는 증언은 지어낸 얘기라고 인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다른 일부는 증언을 뒤집지 않은 2명 가운데 진범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법원은 하지만 살인범의 재판절차를 신속하게 한 법률을 들어 바뀐 증언을 듣지 않았다. 국제사면위원회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투투 주교,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까지 나서 구명을 호소했지만, 지난 13일 조지아주 대법원까지 이런 요구를 기각해 마지막 동아줄마저 끊기는 듯했다.

극적인 결정을 내린 조지아주 사면가석방위원회는 “데이비스의 변호인들은 그가 범인임을 부인하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인과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들이 주어진 시간 안에 그를 위한 유력한 증거를 대면 데이비스는 감형조처를 받을 수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망했다.

데이비스는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축복받은 느낌이고 감사하다”며 “자유에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의 제이슨 이워트는 “아직 축하받을 때는 아니지만, 숨 쉴 공간이 조금 생겼다”며 무죄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LA 산불 사망 24명으로 늘어…진압 속 또 강풍 예보 1.

LA 산불 사망 24명으로 늘어…진압 속 또 강풍 예보

젤렌스키, 김정은에 포로 교환 제의…생포 북한군 3분 영상 공개 2.

젤렌스키, 김정은에 포로 교환 제의…생포 북한군 3분 영상 공개

러시아와 전쟁 대비하는 독일…영토 방어 전담 육군 사단 신설 3.

러시아와 전쟁 대비하는 독일…영토 방어 전담 육군 사단 신설

LA 산불 진압에 수감자들도 동원…형량 줄이고 돈도 벌고 4.

LA 산불 진압에 수감자들도 동원…형량 줄이고 돈도 벌고

트럼프 ‘옛 책사’ 배넌 “인종주의자 머스크, 남아공 돌아가야” 5.

트럼프 ‘옛 책사’ 배넌 “인종주의자 머스크, 남아공 돌아가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