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드리아해 해변에 여성 전용 해수욕장이 등장했다고 영국 더 타임스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아드리아해 해변 휴양지 리치오네에 생긴 이 해수욕장은 악명높은 이탈리아 호색한의 눈길을 피해 여성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핑크 비치'다. 이 해수욕장은 남성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받지 않는다.
해수욕장 입구에는 '남성 금지(No Men)'라고 씌어 있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한 표지판은 여성을 유혹하려고 하는 수영복 차림의 남성 상반신 위에 사선을 쭉 그어 남성 금지 메시지를 알리고 있다.
여성 전용 해수욕장 아이디어를 낸 기업가 파우스토 라바글리아는 "레즈비언 해수욕장은 아니다"며 "여성이 여성 자신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43세 주부 친치아 도나티는 "엄마를 찾아대는 아이들과 추파를 던지는 남성들 없이 맘대로 휴식을 취하고,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잘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남성들은 자신들이 절대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라바글리아의 딸 프란체스카(22)는 "아무도 여기에서는 당신이 군살이 있는지 뚫어져라 쳐다보지 않고, 예쁘지 않은 신체 부위를 가리기 위해 수영복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우리가 모두 미스 이탈리아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해수욕장은 여성들을 위해 미용, 요리 등에 대한 클래스도 열고 있다.
해수욕장 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인명구조원과 미용사를 제외하고 모두 여성이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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