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해외토픽

‘백발의 로망’ 평균 78살의 영국 록밴드 ‘더 지머스’

등록 2007-06-04 20:26수정 2007-06-04 22:08

평균 나이 78살의 노인들로 구성된 영국의 록밴드 ‘더 짐머스’.  더 짐머스 홈페이지
평균 나이 78살의 노인들로 구성된 영국의 록밴드 ‘더 짐머스’. 더 짐머스 홈페이지
노인 40명이 그룹결성…데뷔1달, 싱글차트 26위에
록밴드 멤버들의 나이를 모두 합치면 3천살을 넘는다. 이들이 먹는 약은 코카인이나 헤로인이 아니라 고혈압, 심장병, 관절염 약이다. 그래도 이들은 기타와 텔레비전을 때려부수며 열정적으로 노래한다.

리드 보컬 앨프 카레타(90)는 “난 늙기 전에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고 절규하고, 버스터 마틴(101)은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린다. ‘3년 동안 집에서 나간 적이 없어’ ‘양로원이 지긋지긋해’ 등의 푯말을 든 노인들이 나오는 뮤직 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200만회를 넘겼다.

평균 나이 78살의 노인 40명으로 구성된 영국 아마추어 록밴드 ‘더 지머스’가 3일 노래 <마이 제너레이션>으로 영국 싱글 차트 26위에 올랐다.

1960년대 <마이 제너레이션>을 처음 작곡한 영국 록그룹 ‘더 후’는 성적 자유와 마약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와 젊은이 사이의 갈등을 표현했다. 그러나 ‘더 지머스’는 노인을 퇴물로 취급하며 사회복지 예산을 깎는 ‘젊은’ 사회를 고발한다. 밴드의 ‘막내’인 여성 보컬 덜로리스 머리(64)는 “연금생활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고 말했다.

‘더 지머스’는 노인의 생활을 다룬 영국 <비비시>(BBC) 방송의 다큐멘터리 촬영 과정에서 탄생했다. 열악한 노인복지 환경에 충격을 받은 제작자 팀 새뮤얼스는 ‘노인 문제를 공론화하는 록밴드’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했고, 외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 40명을 끌어모았다.

키보드를 치는 전직 텔레비전 아나운서 위니프레드 워버튼(99)은 최근 몇 해 사이에 양로원을 16곳이나 전전했다. 그는 “가만히 앉아서 밥 때만 기다리자니 외로움에 견딜 수 없다”고 털어놨다. 최연장자인 마틴(배관공)은 “자식 17명한테 자장가를 불러줬지만, 나이든 뒤 노망들었다고 병원에 보낼까봐 집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밴드활동을 ‘노인들의 주책’으로 깎아내리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라디오 방송국들은 ‘방송국의 이미지에 피해가 간다’ 등의 이유를 대며 이들의 노래를 내보내는 것을 거절했다. 한 라디오방송의 디제이는 “노인들은 쓰레기”라고 막말도 했다. 하지만 보컬 앨프는 “우리는 이미 (비틀스의)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만으로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번주 미국 투어에 오른 ‘더 지머스’는 수익금 전액을 노인복지기구에 기부하기로 했다. <더타임스>는 ‘더 지머스’의 존재 자체가 영국 사회의 ‘나이 차별주의’(Ageism)에 도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일본 미야자키현 규모 6.9 지진…난카이 대지진 관련성 조사 1.

일본 미야자키현 규모 6.9 지진…난카이 대지진 관련성 조사

“북한군 ‘우크라 사람들 좋나요’”…젤렌스키, 한국어로 포로 교환 제안 2.

“북한군 ‘우크라 사람들 좋나요’”…젤렌스키, 한국어로 포로 교환 제안

러시아와 전쟁 대비하는 독일…영토 방어 전담 육군 사단 신설 3.

러시아와 전쟁 대비하는 독일…영토 방어 전담 육군 사단 신설

LA 산불 진압에 수감자들도 동원…형량 줄이고 돈도 벌고 4.

LA 산불 진압에 수감자들도 동원…형량 줄이고 돈도 벌고

LA 산불 사망 24명으로 늘어…진압 속 또 강풍 예보 5.

LA 산불 사망 24명으로 늘어…진압 속 또 강풍 예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