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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외토픽

“어머니와 약속대로 히포크라테스 선서합니다”

등록 2007-05-28 21:13

왼팔 하나만으로 소아과 의사 된 중국계 미국인 켈리 림
왼팔 하나만으로 소아과 의사 된 중국계 미국인 켈리 림
왼팔 하나만으로 소아과 의사 된 중국계 미국인 켈리 림
뇌막염으로 다리·오른팔 잘라
실명 이겨낸 어머니가 역할모델
“나같은 아이들 고통 겪지 않게”

켈리 림(26·사진)은 8살 때 앓은 뇌막염으로 두 다리와 오른팔을 절단했다. 그렇지만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1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의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림은 소아과 의사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7일 험난한 파도들을 쉼없이 헤치고 자신의 꿈을 이룬 림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미국 미시간주로 이민온 중국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림은 8살 때 뇌막염에 걸려 3차례 대수술 끝에 두 다리는 무릎 아래 부위를, 오른손은 팔꿈치 아래 부위를 잘라내고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왼손 손가락 3개도 부분 절단해야 했다. 림을 일으켜 세운 것은 “포기하지 말라”는 부모님의 격려였다.

그는 대수술 뒤 5개월 만에 휠체어를 타고 학교로 돌아갔다. 의대 재학기간에는 거의 모든 일들을 혼자 힘으로 해내고 소아 질환을 집중 연구하며 지도교수들과 동료 학생들부터 칭찬과 존경을 받았다. 그는 졸업식에서 소아과 부문 최우수상을 받는다. 의수족을 착용한 림은 남은 왼손만으로 다른 의사들처럼 수술, 관 삽입, 채혈, 주사 놓기를 해내고 있으며 운전이나 집안일도 특별한 보조장치 없이 해낸다. 특히 최근에는 수영과 승마를 배우기 시작했고, 얼마 전에는 다른 동호인들과 단체 스카이다이빙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실패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는 림은 “이런 태도는 태어나면서부터 몸에 밴 것”이라며 어머니를 가장 훌륭한 역할모델로 꼽았다. 그의 어머니 샌디는 20대 때 실명했지만 자동차 운전을 빼놓고는 거의 모든 가사를 혼자 힘으로 해냈다. 그는 “3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의대를 반드시 졸업해 다른 친구들과 함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회상했다. 변호사인 언니 넬리는 “주저앉아 울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게 우리 가족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림은 “내가 앓았던 것 같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이와 그 부모들이 겪었던 참담함을 다른 이들은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어린이들을 돌보는 이 일은 죽는 날까지 나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희 기자, 연합뉴스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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