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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외토픽

타이타닉 2등석 승객명단 95년만에 ‘햇빛’

등록 2007-04-25 09:10

95년 전 침몰한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의 2등석 승선자 명부가 사고 생존자 후손에 의해 발견됐다고 24일 캐나다 일간지 밴쿠버 선이 보도했다.

밴쿠버 인근 보웬 아일랜드에 사는 도널드 마셜(76)은 자신의 할머니 엘리자베스 와트와 어머니 버사가 남긴 유품 속에서 12쪽짜리 소책자 형태의 승선자 명단을 찾아 타이타닉 유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로열 브리티시 콜럼비아 박물관에 알렸다고 밝혔다.

다이앤 데이커 박물관 대변인은 "현재 고증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진품임이 확인되는대로 이번 전시회 품목에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타이타닉 승객 명단은 동급 승선자간의 사교를 위해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박물관은 타이타닉 침몰 95주년을 맞아 샹들리에와 의상, 승선권, 동전, 지폐, 연료용 석탄조각 등 유물 281점을 전시중이다. 타이타닉 유물은 수집가들 사이에 인기품목으로 1등석 승선권의 경우 10만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승객 명단을 발견한 먀셜의 어머니 버사 와트는 침몰사고 당시 12세로 어머니 엘리자베스와 함께 타이타닉호에 탔다가 생존한 기록을 자신이 다니던 미국 포틀랜드 고등학교 교지에 실었다.

이 기록에 따르면 두 모녀는 사고일인 1912년 4월14일 밤 선실에서 자다 배가 빙하에 부딪히는 충격에 깬 뒤 상갑판으로 대피해 9번 구명보트에 옮겨타 살아났다. 이들이 탄 구명보트는 정원이 90명이었으나 45명만 태운 것으로 밝혀져 구조작업의 혼란상을 보여주었다.


승객 명단은 엘리자베스가 입고 있던 오버코트 주머니에 넣어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버사의 기록에는 다음날 새벽 4시 생존자들이 카퍼시아호에 구조된 뒤 선원들이 엘리자베스가 갖고 있던 명단을 빌려 승선자 확인한 사실이 포함돼 있다.

버사는 23년 치과의사인 레슬리 마셜과 결혼해 밴쿠버로 이주한 뒤 3남1녀를 두었으며, 이 중 버사의 유품을 보관해온 도널드는 밴쿠버에서 치과의사로 일했고 버사는 93년 9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오룡 통신원 oryong@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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