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개석상서 맥마헌 뺨 때려
미국의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60)와 미 프로 레슬링 업계 대부인 빈스 맥마헌(61)이 희한한 내기를 걸었다.
30일 A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은 만우절인 내달 1일 인기 프로 레슬링 프로그램인 '레슬링매니아 23'에 각각 대타를 내세워 경기를 펼치게 한 후 이긴 편이 진 편의 머리털을 자르기로 한 것.
트럼프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숱이 많은 머리를 뒤로 넘긴 특이한 헤어 스타일로 가발 의혹을 받아왔기 때문에 실제 그가 머리털을 잘리는 상황이 발생할 지에 주목되고 있다.
세계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대표인 맥마헌은 이날 경기를 '억만장자들의 전쟁'이라고 이름 붙였으며,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당일 경기에는 입장권 7만여장이 이미 팔린 상태이다.
맥마헌은 "날이 무딘 가위를 갖고서 트럼프의 머리털중 미처 자를 수 없는 부분은 아예 뽑아 버리고 싶다"며 '사모아 불도저'란 별명을 갖고 있는 자기 대타인 '우마가'가 트럼프의 대타인 '바비 래쉴리'를 꺾기를 염원했다.
트럼프는 머리털이 잘리는 것이 싫어 내기를 꺼렸었으나, 이날 경기의 수입중 상당액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자는 맥마흔의 제안 때문에 내기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500만 달러 이상을 수표로 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미국 언론은 문제의 경기가 만우절에 열린다는 점에서 과연 머리털 자르기가 현실화될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는 전날 공개석상에서 자신은 더 이상 맥마헌의 친구가 아니라고 말한 뒤 갑자기 맥마헌의 뺨을 호되게 때리는 해프닝을 벌였으며, 이 장면이 MSNBC를 통해 방영돼 많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대다수 시청자들은 미 프로레슬링 업계가 워낙 연출이 많은 점으로 미뤄볼 때 트럼프의 돌발행동 역시 사전 각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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