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란(LAN)칠레항공 소속 에어버스340 여객기가 지난 26일 뉴질랜드 영공을 진입할 때 섬광물체들이 여객기로부터 불과 몇 마일 옆으로 낙하하는 것을 조종사들이 육안으로 확인하고 이를 칠레와 호주 당국에 보고했다고 란 칠레 항공이 28일 밝혔다.
대형 항공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문제의 섬광물체들에 대해 호주 언론은 러시아 우주선의 잔해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으나 미국 전문가들은 유성이 지구의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타버리는 현상을 조종사들이 목격했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종사들은 여객기와 섬광물체가 서로 스쳐가는(니어 미스) 동안 어떤 물체가 초음속으로 진입할 때 생기는 굉음이 들렸다고 증언했다. 란칠레항공 소속 여객기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긴급 착륙했다가 조금 후에 최종목적지인 시드니로 출발해 무사히 도착했다.
뉴질랜드 헤럴드 신문은 이 여객기와 섬광물체들은 불과 40초의 시간차를 두고 서로 스쳐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의 니컬러스 존슨은 러시아 우주선 잔해는 문제의 섬광물체들이 나타난 12시간 후에 낙하하는 것을 러시아 관계자들과 자신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문제의 섬광물체는 유성 잔해가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타는 장면을 조종사들이 보았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매일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는 유성의 수는 50개에 이르며 대부분이 진입하면서 발생하는 마찰로 타버린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간이 버린 우주 쓰레기는 매년 150개 가량이 대기권으로 들어오는데 규모가 작은 100개 가량은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번에 거론됐던 '프로그레스' 재공급선과 같은 대형 우주장비에는 유도장치가 부착되어 있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0.01%도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한다.
지난 1997년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우주 쓰레기가 한 여성의 어깨를 스쳐 지나간 사건을 제외하고 우주 쓰레기와 관련된 인명사고가 보고된 것이 아직 없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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