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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외토픽

란제리모델 출신 헝가리 정부대변인 한달 못돼 하차

등록 2007-03-28 09:31수정 2007-03-28 10:37

탁아소 수준 거론한 블로그가 국민 공분 야기
헝가리에서 란제리 모델 출신 여성이 정부 대변인으로 전격 내정됐다가 한 달도 못돼 사퇴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전직 란제리 모델로, 미모의 방송 리포터 출신이기도 한 뎀차크 주저(28)는 지난 1일 쥬르차니 페렌츠 총리의 새로운 대 언론 전략의 일환으로 정부 대변인에 발탁돼 화제를 모았으나 내달 2일 정식 임명을 앞두고 지난 26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녀가 사퇴한 것은 속옷 모델이라는 전직 때문이 아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헝가리의 탁아소에 관한 글이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뎀차크는 '나의 탁아소 수난'이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에서 자신의 아들을 부다페스트 시내 국영 탁아소에 맡기려 했으나 수준에 맞는 적절한 곳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경험담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녀는 국영 탁아소에 맡겨진 한 아이는 매일 같은 옷만 입고 있었으며, 또 다른 아이는 부모에게 매일 매를 맞는 것 같다며, 이들 탁아소의 낮은 수준을 한탄하는 글을 올렸고 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곳곳에서 비난이 쇄도했다.

가뜩이나 현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는 판국에 정부 대변인이 서민들이 이용하는 탁아소의 수준을 폄하한 것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것.


뎀차크가 또 다른 글에서 관람요금이 수십만원이 넘는 오페라 공연을 보고 즐거웠던 얘기를 기록한 것도 그녀의 '귀족적 면모'를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보수 성향의 한 신문이 사업가인 그녀의 남편이 마피아들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도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제1야당인 피데스는 그녀의 블로그 내용이 문제가 되자 쥬르차니 총리가 옛 공산당에서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많은 재산을 모은 과거사까지 들먹이며, 현 정부의 반 서민적 행태를 비난했고, 그녀는 결국 야당과 언론의 공세를 버티지 못했다.

뎀차크는 "정부의 개혁에 기여하고 싶고 현재로서 가장 좋은 길은 대변인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사퇴의 변을 털어놨다.

물론 일각에서는 뎀차크가 재능과 미모를 갖춘 성공한 전문직 여성으로, 그녀에 대한 비난은 질시와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옹호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방송 리포터와 대변인으로 화려한 언변을 구사하는 것에 비해 그녀가 쓴 블로그는 놀라울 만큼 요령 없는 글이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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