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마리 말타고 15개월간 8천700마일 대장정
이탈리아 페루자대학의 탐험대가 올해 말 '동방견문록'의 저자 마르코 폴로가 13c에 개척한 이탈리아 베니스와 중국간 8천700마일의 실크로드 탐험을 재현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프로메테우스 미션'으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의 주인공들은 올 연말 베니스의 성(聖) 마가 광장을 출발, 이란과 이라크 등 16개국, 2개 사막을 지나 15개월 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는 대장정에 나선다.
베네치아 출신의 탐험가였던 마르코 폴로는 아버지 니콜로, 형 마페오와 함께 원나라 황제 쿠빌라이 칸을 만나기 위해 타고 갔던 말과 유사한 품종의 말에 올라 같은 행로를 밟을 예정이다.
'대장정' 코스를 고안한 사진기자 피에로 라피아나는 "사막, 평원, 계곡, 산악 등 선인들이 걸었던 지형들을 대상으로 군사지도처럼 정밀한 루트를 만들었으며, 이들이 겪은 도전거리들도 체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라크 국경 언저리를 지나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 키르기스스탄 등을 거쳐 중국 남서부로 들어갈 예정이다.
탐험용 말들은 이탈리아 라치오와 남부 토스카나의 습지대에서 사육되는 거친 `마렘마나' 품종. 이 품종들은 순혈종보다 힘이 세고 키도 커 기병대용보다는 카우보이들이 주로 타왔다. 탐험대는 X-레이 사진촬영과 운동량 조절 등을 통한 심장혈관 검사, 다리 힘과 아킬레스건 관찰, 고창증(鼓脹症) 조짐 점검을 통해 말을 골라, 마리당 3천400파운드씩 7마리를 구입했다. 그러나 이번 탐험의 여정을 견딜 수 있는 말은 카밀라와 페가수스 등 두 마리에 불과할 전망이다.
페루자대 수의대 소속 외과의사들도 이번 여정을 따라가면서 발견되는 다양한 품종의 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여정의 각 단계마다 마렘마 품종의 말이 어떤 상태를 보이는 지도 측정할 예정이다.
프란코 모리코니 페루자 수의학대 학장은 "우리는 아시아 말들에게서 `마렘마나' 품종의 흔적을 찾을 것이고, 반대로 마렘마나 품종에게서 아시아 말들의 흔적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탐험대 소속 요원들은 올 가을 출진에 앞서, 페루자 대학 승마연구센터 소속 전문가들로부터 거친 지형에 대처하기 위한 훈련을 받게 된다.
5명의 승마인과 말 7마리가 참가하는 이 탐험의 특징 중 하나는 탐험대원의 말에 문제가 생겨도 이를 갈아타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것이다. 마르코폴로는 당시 말의 피로를 감안해 여러 말을 차례로 갈아탄 것으로 알려졌다. duckhwa@yna.co.kr (서울=연합뉴스)
5명의 승마인과 말 7마리가 참가하는 이 탐험의 특징 중 하나는 탐험대원의 말에 문제가 생겨도 이를 갈아타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것이다. 마르코폴로는 당시 말의 피로를 감안해 여러 말을 차례로 갈아탄 것으로 알려졌다. duckhw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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