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IBM 창업자 토머스 J. 왓슨의 후손이 희한한 유산상속 소송에 휘말려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소송의 당사자는 왓슨의 손녀딸이자 오랜기간 IBM 회장직에 있었던 토머스 J.왓슨 주니어의 딸인 올리브 F. 왓슨(59)과 그녀와 14년간 동성애 관계였던 패트리셔 앤 스페이도(59).
지난 1991년 당시 43세였던 올리브 왓슨은 스페이도를 입양했다. 왓슨가의 여름 피서지인 메인주에서는 성인이 성인을 입양하는 게 가능했기 때문. 그러나 입양 후 채 1년도 못돼 둘의 관계는 파국을 맞았다.
1993년 왓슨의 아버지가 사망한데 이어 2004년 어머니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이들 부부가 신탁해둔 유산 수백만달러가 이들의 손자.손녀 18명에게 배분될 상황이 오자 스페이도가 다시 등장했다.
스페이도가 자신은 법적으로 올리브 왓슨에게 입양된 상태인 만큼 이 집안의 19번째 손녀라는 논리로 유산의 일정 몫을 차지할 자격을 들고 나온 것이다.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도 스페이도는 왓슨의 재산을 상속받을 지위를 주려한 게 입양의 이유였다고 주장했다.
왓슨측은 뒤늦게 `입양 무효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왓슨의 변호인인 스티븐 한스컴은 지난달 메인주 로크랜드 유언검인법원에서 "입양의 목적은 부모-자식관계를 맺기 위한 것으로 성적인 관계를 위한 게 아니다"라고 전제, 당시 메인주에 거주하지 않았던 스페이도에게 법원은 양자 자격을 부여할 관할권이 없었는데도 법원행정이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왓슨가의 자산관리 변호사도 왓슨의 부모가 거주해온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별도의 소송을 통해 왓슨의 아버지가 1993년 사망시 입양을 몰랐고, 스페이도를 상속인으로 삼을 의도도 전혀 없었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스페이도의 변호인들은 법원의 부당행위란 없었다면서 해당 입양건이 무효화된다면 다른 입양건들까지도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맞섰다.
앞서 코네티컷주 그리니치 유언검인법원은 2005년 왓슨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으나 스페이도의 변호인들은 법적으로 손녀인 스페이도가 유산상속에서 배제돼야 하는 것으로 볼수 없다며 항소한 상태다.
미국의 많은 주가 `성인 입양'을 허용하고 있다. 보통 부부가 느즈막한 나이에 자녀를 입양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동성 커플은 자신들의 파트너에게 재산을 지켜주거나 상속을 받게해줄 목적으로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quinte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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