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소이(soay) 양을 20년간 조사한 결과 급격한 기후 변화가 양들의 몸체와 개체 수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BBC가 18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BBC는 '사이언스'에 게재된 보고서를 인용, 1980년대 추위가 극심했던 겨울철에 양들의 몸체가 커졌고 개체 수에 급격한 변동이 초래됐으며 날씨가 따뜻했던 겨울에는 양들의 몸체가 다시 작아지면서 개체수도 안정됐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스코틀랜드 서쪽 헤브리디스의 히르타섬에 서식하는 종인 소이(Soay) 양을 연구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이 지역이 양과 풀만으로 이뤄진 '천연 연구소'와 같은 환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추운 겨울에는 이에 적응하기 위해 양들의 몸이 커지고 몸체가 커진 양이 번식에 영향을 끼쳐 개체 수가 급변했지만 이후 몇 년에 걸쳐 날씨가 조금씩 온화해진 뒤에는 양의 몸이 커지는 일이 없었고 개체수도 안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Imperial College London) 팀 쿨슨 교수는 "지금까지 생태환경과 동물의 진화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 둘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오랫동안 기후 변화가 생태환경의 변화를 초래한다고 말해왔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후 변화가 생물 진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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