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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외토픽

미 영화감독 “마릴린 먼로 사망관련 FBI 문서 발견”

등록 2007-03-17 15:16

섹스 심벌의 전설이 된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의 죽음 뒤에는 미국 정치가문의 상징인 케네디가의 셋째 아들 로버트 케네디가 있다고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호주 출신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필립 모라가 미연방수사국(FBI) 문서를 인용해 주장했다.

모라는 17일 호주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이 먼로의 죽음과 로버트 케네디를 연계시킨 FBI 문서를 처음으로 찾아냈다면서 이 문서는 약물 중독에 의한 먼로의 죽음과 관련된 40년 전의 소문을 거듭 확인시켜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형인 존 F 케네디 대통령 밑에서 법무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케네디와 먼로의 관계를 뒷받침하는 자료들은 전에도 많이 나왔지만 이번에 발견된 비밀문서는 무엇보다 먼로를 자살로 '유도하는 계획'을 로버트가 알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 직접 참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모라는 설명했다.

모라는 총 3쪽 분량의 이 문서를 보면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던 배우 피터 로포드, 먼로가 다니던 정신과 병원의 의사, 먼로의 홍보 담당자 등이 먼로를 자살로 유도하는 음모에 참여한 게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살 소동을 벌였던 전력이 있는 먼로는 1962년 8월 4일 다른 사람이 계산된 의도를 가지고 제공한 약물을 사용해 자살 소동을 벌이려다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결과에 이르고 만다.

먼로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도 주위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로 나이 36세 때다.

모라가 찾아낸 문서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지난 해 10월 비밀해제가 된 것으로 먼로가 죽은 지 2년이 지난 1964년 10월 19일에 FBI에 제출됐으며 제목은 '로버트 F 케네디'라고 돼 있다.


작성자는 당시 민주당 출신의 팻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위해 일하고 있던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전직 FBI 요원이며 이 문서를 FBI 본부에 제출한 사람은 커티스 라이넘 샌프란시스코 FBI 지부장이었다.

이 문서는 내용의 출처 등을 밝히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중요한 문서로 간주돼 당시 FBI의 최고위 간부 5명에게 즉각 회람됐다.

비밀문서로 분류돼 그 후 40여 년 동안이나 사실상 사장되다시피 했던 이 문서는 먼로의 죽음과 관련한 수많은 신문 기사나 책, 다큐멘터리 등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들어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게 모라의 설명이다.

섹스 파티, 동성애 등 케네디와의 관계를 비롯해 20세기 폭스사와의 결별, 우울증 등 먼로의 생활을 소상하게 다룬 이 문서는 특히 불면증과 불안증에 사용하는 세코날을 복용해 먼로가 자기도 잘 모르는 사이에 자살에 이르도록 만드는 음모설을 제기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문서는 왜 먼로가 죽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다른 음모이론에서 제기했던 것처럼 먼로가 케네디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나섰던 협박설과 관련이 있음을 슬쩍 비치고 있다.

부분적으로 내용이 삭제돼 비밀 해제된 이 문서는 "피터 로포드, (삭제) 먼로의 친구로부터 먼로가 사람들의 동정을 얻기 위해 실제로는 죽고 싶은 생각도 없으면서 여러 차례 죽을듯이 자살 기도를 했었다는 말을 듣고....먼로가 다니는 정신과 의사와 특별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서는 "랠프 그린슨이라는 베벌리 힐스에 있는 정신과 의사는 먼로가 수면제 사용과 감정 조절 이상 때문에 자주 찾아가는 사람으로 먼로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세코날을 60정이나 처방했다"면서 "먼로가 자주 병원에 온다는 사실을 알면서 그처럼 많은 양의 약을 처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서는 "먼로가 죽는 날 가정부가 먼로의 침대 옆 테이블 위에 약병을 갖다 놓았다"면서 "이 가정부와 먼로의 개인 비서이자 홍보 담당자인 팻 뉴콤도 먼로를 자살로 이끄는 음모에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문서는 이어 "바로 그날 베벌리 힐스 호텔에 머물고 있는 케네디는 호텔에서 나와 친구가 소유하고 있던 샌프란시스코의 세인트 찰스 호텔로 옮긴 뒤 피터 로포드에게 전화를 걸어 먼로가 죽었는지 여부를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로포드는 먼로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어 먼로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린슨 박사가 소개해 먼로가 고용하고 있던 가정부는 그 후 그린슨 박사에게 전화를 걸어 먼로의 상태를 알렸다.

문서는 "먼로가 마음에도 없는 자살을 기도함으로써 다시 동정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같다. 그러나 그린슨 박사는 먼로에게 신선한 공기를 쏘이라는 말만 한마디 던져놓고 죽을 때까지 한 번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먼로는 이튿날 새벽 이른 시간에 가정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침대 위에 발가벗은 채였고 싸늘한 시신 위에는 누구에겐가 걸다 만 전화기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문서는 "케네디가 먼로에게 부인과 이혼하고 결혼하자는 약속을 했으나 먼로는 결국 케네디가 그럴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밝혔다.

문서는 또 "20세기 폭스와의 고용계약 취소 등과 관련 케네디가 모든 것을 자신이 돌봐 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으나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사실을 안 먼로가 케네디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두 사람이 '유쾌하지 않은 대화'를 나누었다"며 "그 이후 먼로가 자신들의 관계를 세상에 알려버리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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