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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외토픽

74년간 운영돼온 미서부 누드촌 폐촌 결정

등록 2007-03-05 11:36

미국 서부에서 74년간 나체주의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누드촌이 생활 양식의 변화를 끝내 이기지못하고 폐촌절차를 밟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넷판이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933년 로스앤젤레스 인근 오렌지카운티에 세워진 누드촌을 1954년부터 인수해 `미스틱 오크스'라는 이름으로 운영해온 플로라 닐슨(80) 할머니는 "태양과 건강을 좇아온 지난 53년간은 종교적인 경험이었다"며 "이를 계속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이제는 끝났다"고 밝혔다.

닐슨 할머니가 운영해오던 이 누드촌은 샌후안 카피스트라노와 엘시노어 호수 인근의 클리블랜드국립공원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760m의 깊은 숲속에 자리잡고 있는 면적 129에이커(52헥타르) 규모다.

연간 400~500 달러의 회비를 내면 이용할 수 있었던 이곳에서 나체주의자들은 작렬하는 태양아래 벌거벗은채 테니스를 치거나 수영을 하고 하이킹을 하는 등 자연을 만끽해왔던 곳.

하지만 대부분 야외에서 캠핑을 하며 구속받지 않는 `자연으로의 복귀'에 만족했던 과거와 달리 신세대 나체주의자들은 각종 오락,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기를 원하는 등 취향이 바뀌었고 닐슨 할머니는 변화를 따라갈 재정적 여유가 없어 매각을 결정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3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누드촌 조성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닐슨 할머니는 "인쇄업자인 남편 월리가 어느날 나체주의자들의 잡지를 가져와 `새로운 것을 찾아보는게 어떠냐'고 제안한 것이 누드촌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며 1933년부터 누드촌을 만든뒤 저지하려는 관계기관과 싸워온 피터 조지프 맥콘빌씨로부터 에이커당 7달러에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닐슨 할머니는 이후 수영장과 테니스코트 등을 만들었고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 찾아오면서 한때 200여명이 거주하기도 했으나 1981년 이혼한뒤 혼자 운영하게 됐고 1996년에는 개발업자와 소송이 전개되면서 300에이커가 넘던 땅이 129에이커로 줄었다.

닐슨 할머니는 "2000년 완전 나체촌에서 `조건부 착용'으로 일부 규정을 바꿔 젊은이들을 끌어모으려 했으나 날로 바빠지는 생활속에서 먼 길을 찾아오려는 이들은 갈수록 줄어드는데다 고객들의 취향이 바뀌면서 더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닐슨 할머니는 53년간 살아온 `미스틱 오크스'를 최근 떠나 리버사이드카운티의 선시티로 이사했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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