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 총 2만4천명의 어린이가 소아마비 예방 주사를 맞지 못하고 있다.
부모들이 소아마비 주사가 "무슬림의 씨를 말리기 위한 미국과 서방진영의 음모"라고 오해하고 있기 때문.
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서변경주(州)에서도 극단적인 보수 성향의 일부 지역에서는 신학교의 확성기와 심지어 일부 라디오 방송에서도 "소아마비 주사를 맞으면 자식을 못 낳게 된다"는 근거 없는 낭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주 정부 보건당국과 유엔 관계자들은 무슬림 성직자들에게 예방주사에 대한 오해를 풀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와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등과 함께 소아마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극소수의 국가 가운데 하나로 작년에도 40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북서변경주 어린이의 95%는 예방 주사를 맞았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요지부동인 부모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북서변경주의 와이드 칸 보건국장은 "일부 신학교와 FM 방송들이 예방 접종을 거부하라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들이 소아마비 주사를 거부하는 것은 단지 종교적인 이유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인데 일부 부모들은 소아마비 주사보다는 전기나 상수도 등 인프라와 전산화된 신분증 보급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규득 특파원 starget@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starget@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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