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모르는 상대와 인터넷 데이트를 즐길 때 상대에 관해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제로 만났을 때 실망도 크며 이럴 때 여성이 남성보다 큰 충격을 받는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3일 보도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의 마이클 노튼 등 연구진은 '퍼스낼리티와 사회심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온라인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설레던 감정이 실망으로 변하게 되며 기대가 컸던 사람일수록 상대방을 실제로 만나면 크게 실망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렇게 만난 사람들은 상대에게서 결점을 발견하는 순간 관계 전체가 눈사태처럼 무너져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온라인 데이트의 경우 여성들이 더 크게 실망하는 이유는 이들이 진지하게 '영혼의 동반자'를 찾기 때문"이라며 남성들은 보다 가벼운 관계를 원하기 때문에 실망도 크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온라인 데이트 회사를 통해 평균 연령 34세의 남녀가 참여하는 304건의 데이트 사례를 연구한 결과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크게 실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온라인 데이트 참가자들로부터 수집한 200여 가지의 특성 가운데 1~10개를 무작위로 조사 대상자에게 제시하고 그가 데이트 상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스스로를 표현하는 특성이 무엇인 지를 말하도록 했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특성의 수가 많이 제시될수록 상대방과는 비슷하지 않다고 대답했으며 상대방에 대한 평가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온라인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언젠가는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며 그 순간 상대방과 자신이 서로 다르며 잘 지내지 못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잘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그것으로 관계는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보완하는 다른 실험에서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다가올 데이트에 관해 질문을 하고 다른 그룹에는 지나간 데이트에 관해 질문했다.

결과는 데이트 전 상대방에 대한 평가가 데이트 후 평가보다 훨씬 높아 상대를 실제로 알게 되면서 로맨스는 내리막길을 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로를 비슷하게 생각했던 정도도 실제 만남 이후엔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온라인 상의 자기소개가 제한적이고 약간의 과장과 거짓말이 보태지는 데다 모호함이 겹쳐 로맨스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부추기기 때문에 온라인 데이트에 관한 기대감이 부풀려지는 것이라면서 "온라인 데이트도 현실의 데이트와 다름없이 한 눈에 짝을 만나기는 힘들다는 사실만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로맨스를 찾는 사람들이 현실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라면서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아바타를 내세워 인터넷 미술 전시장을 함께 산책하도록 하면 상대가 유머가 있는 사람인지,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인 지를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상대와의 거리를 조절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미국의 대표적인 데이트 주선 사이트들을 상대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절반은 키를 최소한 1.3㎝ 늘리며 남녀 모두 60%는 몸무게를 2.3㎏ 이상 줄여 소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