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해적판 사용 혐의 징역위기..러 지도층 일제히 가세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이 해적판 컴퓨터프로그램을 대량 구입했다가 고소를 당해 징역살이 위기에 처한 시골 교장 구하기에 나섰다.
모스크바와 시베리아 중간에 있는 페름지역의 시골학교 교장인 알렉산더 포노소프가 교재용으로 윈도 소프트웨어를 구입했다가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해적판을 사용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죄가 안된다'며 공개 구명운동에 나선 것.
마이크로소프트사는 해적판인 줄 알면서 불법 윈도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26만6천루불(한화 935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시골학교 교장은 컴퓨터를 구입할 당시 윈도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어 해적판인 지 여부를 알 수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현행 러시아 법은 저작권 도용과 그 관련 범죄에 대해 5년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으며, 따라서 시골학교 교장이 이번 불법 프로그램 사용 소송에서 패할 경우 이를 감수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웹사이트에 띄운 공개 편지에서 "구입한 컴퓨터에 프로그램이 이미 깔려있었다는 점에서 (교장이 불법을 저지르려 했는 지가) 의심스럽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특히 "시골 학교 교장은 마이크로소프트사 평직원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월급을 받고 어린이 교육에 전념해온 분"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런 분이 해적판 프로그램을 구입, 사용했다는 죄로 징역형을 살아야 겠느냐며 관용을 당부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공개편지가 알려지면서 미하일 세스라빈스키 매스커뮤니케이션청장과 러시아 검찰총장실, 페름지역 검찰 등도 성명을 내 시골학교 교장 변호에 나서고 있다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가 보도했다.
안드레이 후르센코 러시아 교육장관도 교장 옹호에 나섰으며 급기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주 연례 기자회견에서 "무면허 프로그램이 깔린 컴퓨터를 구입한 혐의로 사람을 체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터무니없는 난센스"라고 지적하면서 사견을 전제로 사법 당국은 형식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마약과의 전쟁에서 사용자가 아닌 마약 생산 및 공급자와 싸워야 한다"고 밝혀 교장 사법처리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kjihn@yna.co.kr
푸틴 대통령은 지난 주 연례 기자회견에서 "무면허 프로그램이 깔린 컴퓨터를 구입한 혐의로 사람을 체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터무니없는 난센스"라고 지적하면서 사견을 전제로 사법 당국은 형식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마약과의 전쟁에서 사용자가 아닌 마약 생산 및 공급자와 싸워야 한다"고 밝혀 교장 사법처리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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