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9도의 혹한 속에 캐나다 사스캐툰 가정집 문 앞에 버려진 갓난아기가 개에게 발견돼 구조됐다고 5일 캐나다 통신(CP)이 보도했다.
탯줄도 떼지 않은 이 아기는 지난 주말 사스캐치완주 사스캐툰 북부 평범한 중산층 주택가에 버려졌다.
아기를 발견한 에드 앤더슨(58)은 "개가 계속 뒷문 쪽을 가리키며 짖어 나가 보니 계단에 수건과 슬리핑 백에 쌓인 아기가 놓여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기온은 영하 29도, 바람까지 감안한 체감온도는 영하 39도였다.
앤더슨은 곧바로 응급구조대에 연락했고, 마침 간호사인 부인 리(56)는 아기를 욕실로 데려가 탯줄을 자르고 응급조치를 한 뒤 몸을 닦아주었다. 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운 손과 발, 몸을 차례로 마사지하며 체온을 높여주자 아기는 비로소 울음을 터트렸다.
10분 뒤 응급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몸무게 3.2㎏의 이 백인 여아는 체온과 호흡이 거의 정상상태로 회복되고 있었다.
구조대는 아기를 로열 대학병원으로 데려간 뒤 아기 이름을 처음 발견한 개 이름을 따 '피카'라고 지었다. 피카는 노르웨이 말로 여자아이를 뜻한다고 앤더슨은 전했다.
병원측은 아기가 발견된 뒤 후산과정을 거쳤으며 발견 당시는 출산한 지 30분 가량 지난 상태였다고 밝혔다. 아기는 현재 건강한 상태로 당국의 보호 아래 있다.
경찰은 절망에 빠진 10대 미혼모가 몰래 아기를 낳은 뒤 버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인근지역 탐문수사를 벌이는 한편 기자회견을 열어 산모가 스스로 나타나줄 것을 당부했다.
앨리슨 에드워즈 사스캐툰 경찰 대변인은 "수갑을 채우거나 감옥에 보내려는 게 아니라 아기와 산모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 꼭 나타나달라"고 말했다. 아기를 버린 부모는 영아 방기죄로 기소될 수 있다. 오룡 통신원 oryong@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앨리슨 에드워즈 사스캐툰 경찰 대변인은 "수갑을 채우거나 감옥에 보내려는 게 아니라 아기와 산모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 꼭 나타나달라"고 말했다. 아기를 버린 부모는 영아 방기죄로 기소될 수 있다. 오룡 통신원 oryong@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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