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20대 레즈비언 커플이 합법적 첫 '동성 부부'로 등록됐다고 멕시코 언론이 1일 보도했다.
나이까지 29살로 똑같은 카를라 로페스, 카리나 알마게르는 하루전 북부 코아우일라주(州) 살틸로시(市) 호적계에 멕시코에선 처음으로 시민결합 동성 커플로 등록됐다.
이들은 "서로를 너무나 사랑했지만 우리 관계가 유효하지 않다는 말을 늘 들었기 때문에 우리 사랑을 합법화하기를 원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또 고향 마을로 돌아가면 친구와 가족들을 불러 축하연을 벌일 것이라며 자신들의 '첫날 밤 호텔' 밖에 진을 친 기자들이 제발 이 곳까지는 오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텍사스와 경계를 이루는 코아우일라주 의회는 지난달 11일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부부관계로 인정되는 시민결합을 동성 커플에게도 적용한다는 조례안을 찬성 20, 반대 13표로 통과시켰다.
이런 내용의 조례안은 멕시코시티 시의회에서 먼저 통과됐지만 조례안 서명이 늦어 코아우일라주가 멕시코시티를 포함한 멕시코 전체 32개주 가운데 처음으로 동성 부부를 허용한다는 조례안을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가톨릭 신도가 절대 다수를 이루는 멕시코에선 동성애에 상당히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가톨릭계는 물론이고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 등 보수성향 집권 국민행동당(PAN) 소속 정치인들은 동성 커플 허용에 강력 반대해왔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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