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이어 미국 패션업계도 `말라깽이' 모델 퇴출에 나섰다.
9일 AFP 통신과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따르면 미 최대 패션 디자이너 단체인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의회(CFDA)'는 다음 달 2일 시작되는 `뉴욕 패션 주간'을 앞두고 이번 주말 `말라깽이' 모델 퇴출을 위한 6개항의 권고안을 발표한다.
이는 지난 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당국이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말라깽이' 모델의 패션쇼 출연을 금지하고 브라질에서 10대 모델이 거식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으로 패션업계가 충격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CDFA는 디자이너와 영양 전문가,심리학자,모델 알선회사,패션 PR회사 및 패션 전문지 대표 등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말라깽이' 모델 퇴출 방안을 논의해왔다.
`말라깽이' 모델 퇴출 기준을 제시하는 대신 `건강한 모델' 양성에 초점을 맞춘 CDFA 권고안에는 ▲디자이너와 모델, 모델 알선회사 등을 대상으로 거식증 등 섭식 장애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섭식 장애가 의심되는 모델들에게는 즉각 영양 전문가나 심리학자의 자문을 받도록 하며 ▲모델들이 `잘 먹으면서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방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영양 관련 워크숍을 여는 방안 등이 들어있다.
하지만 CDFA는 `말라깽이' 모델을 패션쇼에 출연시키는 디자이너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거나 패션 업계에 구속력 있는 요구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앤 본 퍼스턴버그(여) CFDA 신임 회장은 `말라깽이' 모델 퇴출 노력과 관련,"어린 소녀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패션 업계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CFDA는 모델의 체중 제한 기준을 제시하기 보다는 건강 도모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패션 업계 일각에서는 CFDA의 이런 권고안이 `말라깽이' 모델 출현 억제에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 전문지 `코스모폴리탄'의 케이트 화이트 편집장은 디자이너들이 `말라깽이' 모델을 쓰지 않을 때 까지는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스탄 허먼 전 CDFA 회장은 지난 해 `말라깽이' 모델 출연 금지는 `비만' 모델의 출연을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패션쇼 주최 측이 소송을 당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당국이 지난 해 9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말라깽이' 모델의 패션쇼 출연 금지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이탈리아의 밀라노시와 패션 디자이너들은 지난 해 12월 연령 하한선을 16세로 정하고 키가 175㎝인 경우 체중이 최소한 55㎏이 돼야 한다는 `체적지수' 등 구체적인 모델 자격 기준을 정했다. 이런 가운데 작년 11월에는 브라질에서 아나 카롤리나 레스톤이라는 21세의 모델이 거식증으로 사망해 `말라깽이' 모델 퇴출 논쟁에 기름을 끼얹었다. (서울=연합뉴스) sungboo@yna.co.kr
스탄 허먼 전 CDFA 회장은 지난 해 `말라깽이' 모델 출연 금지는 `비만' 모델의 출연을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패션쇼 주최 측이 소송을 당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당국이 지난 해 9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말라깽이' 모델의 패션쇼 출연 금지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이탈리아의 밀라노시와 패션 디자이너들은 지난 해 12월 연령 하한선을 16세로 정하고 키가 175㎝인 경우 체중이 최소한 55㎏이 돼야 한다는 `체적지수' 등 구체적인 모델 자격 기준을 정했다. 이런 가운데 작년 11월에는 브라질에서 아나 카롤리나 레스톤이라는 21세의 모델이 거식증으로 사망해 `말라깽이' 모델 퇴출 논쟁에 기름을 끼얹었다. (서울=연합뉴스) sungb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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