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스탠리 공원에서 폭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있던 50대 남자가 6일만에 극적으로 구출됐다고 22일 CTV 방송이 보도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59세의 이 남자는 폭풍이 몰아친 지난 15일 공원 숲 속에 있다가 쓰러진 나무 사이에 깔렸다. 당시 밴쿠버에는 최고 시속 160㎞의 강풍이 몰아쳐 스탠리 공원의 더글러스 퍼 등 거목 1천여 그루가 쓰러졌다.
그는 갖고 간 배낭에 있던 물과 샌드위치 등을 먹으며 버텼다. 그는 휴대전화가 있었으나 요금미납으로 1년전 통화가 정지돼 자신이 휴대폰을 갖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6일이 지나서야 휴대폰을 찾아낸 그는 911 긴급구조대를 걸었다.
휴대폰은 통화가 정지되고 배터리도 거의 소진된 상태였으나 기적적으로 911에 잠깐 연결됐다가 끊어졌다. 위치를 추적한 구조대는 탈진상태인 그를 찾아내 구할 수 있었다.
스티브 스위니 경찰관은 "처음엔 그의 얘기가 의심스럽다고 생각했으나 조사 결과 모든 정황이 일치했다"며 "그 순간 휴대폰이 911에 연결되지 않았다면 살아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그가 구조된 뒤 인체 추적장치를 단 헬리콥터를 동원해 또다른 실종자가 있는지 수색을 벌였다.
밴쿠버 시내에 인접한 스탠리 파크는 1천 에이커(120만평)에 이르는 도시공원으로 울창한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풍광이 수려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룡 통신원 oryong@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오룡 통신원 oryong@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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