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민의 절대적인 충성과 존경을 받고 있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초상화에 검은색 페인트로 먹칠한 한 스위스 남성이 최고 7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처지에 놓였다.
22일 태국 신문인 마치손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국왕의 79세 생일 다음날인 지난 6일 방콕 북쪽 700㎞에 위치한 치앙마이에서 국왕의 초상화에 검은색 페인트로 먹칠한 혐의로 체포된 스위스 국적의 올리버 주페르(57)에 대해 처벌을 추진 중이다.
주페르는 주민 신고로 체포돼 그동안 구금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태국에서는 국왕과 왕실에 대한 모독은 중죄로 다스려 유죄로 판명될 경우 징역 3년에서 최고 15년에 처해진다.
치앙마이 경찰의 한 관계자는 "주페르는 다섯 차례에 걸쳐 초상화에 먹칠을 했으므로 처벌도 5배가 되어야 한다"며 주페르가 최고 7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페르가 언제 공판을 받을 지 모르나 이달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마치손 신문은 주페르가 술에 만취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으며, 주민들에게 린치를 당할까 봐 21일 이른 아침에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올해로 즉위 60주년을 맞아 세계 최장 재위 기간을 기록하고 있는 푸미폰 국왕은 국민으로부터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79세 생일을 맞아 수만 명이 방콕에 모여 경축행사를 벌였다. 태국에서 국왕의 생일은 국경일로 정해져 있으며 또한 '아버지의 날'이기도 하다.
태국 언론사 가운데 '주페르 사건'을 유일하게 보도한 마치손 신문에 대해 치앙마이 경찰서는 "국왕 명예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기사 삭제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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